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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 바꿔주세요”/초등 6년생들 요구에 학교측 수용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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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선생님 바꿔주세요”/초등 6년생들 요구에 학교측 수용 파문

입력
1998.06.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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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체벌 등 문제많다” 32명중 28명 집단건의/학교측선 “불신 이미 커져 2학기에 교체” 고려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담임교사를 바꿔달라』며 교장에게 집단으로 건의서를 제출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더구나 학교측은 학생들의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여 1학기를 마친뒤 담임교사를 바꾸기로 결정, 교육계에 큰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24일 송파구 A초등학교 6학년2반 학생대표 4명은 반학생 32명중 28명의 연명을 받아 작성한 건의서를 교장선생님을 찾아가 전달했다. 학생들은 3장으로 된 건의서에서 담임 김모(57·여)교사의 수업방식과 자질문제, 체벌사례 등을 들어 담임선생님 교체를 요구했다. 또 학부모대표 4명도 26일 학교를 방문, 『김교사의 교육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담임을 바꿔주도록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김교사가 심하게 체벌하거나 촌지를 수수한 적은 없다』며 『아이들의 행동은 철없는 것이지만 아이들의 불신이 커 더이상 정상적인 학급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2학기 담임교체를 고려중』이라고 밝혔다. 학생들은 건의서에서 「선생님이 서예시간에 먹물이 학생들의 손에 많이 묻었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체벌을 했다」 「선생님이 뇌물을 좋아해 부모가 전기청소기와 냉장고를 학급에 기증한 학생만 편애한다」고 주장했다.

학생들은 또 김교사가 ▲한 학부모가 교장에게 전화로 성적을 문의했다는 이유로 학생들에게 『한번만 더 학부형이 교장실로 전화를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실험시간에 한 학생이 비커를 깼다는 이유로 『물어내라』며 실험실 바닥에 꿇어앉혔다. ▲한 학생에게 『목욕 좀 자주하라』며 공개적으로 구박을 했다는 등의 사례를 나열했다.

이에 대해 김교사는 『서예시간에 학생들이 먹물로 장난을 쳐 지휘봉으로 손바닥을 때린 사실은 있지만 나머지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며 『성의껏 가르쳐 왔는데 아이들이 무섭다』고 말했다. 김교사는 26일 결근한 뒤 27일 오전 교장에게 찾아가 스스로 담임교체를 요구한 뒤 정상수업을 했다. 김교사는 서울시교육청의 「담임연임제」 방침에 따라 이 반 아이들을 5학년때부터 가르쳐 왔다.

한편 연세대 이성호(李星鎬·교육학) 교수는 『초등학생들의 이같은 행동은 위험수위까지 이른 우리나라 교육의 단면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개탄하고 『아이들을 타이르거나 선생님과의 불신을 해소시키는 노력도 없이 요구를 수용한 학교측의 태도도 교육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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