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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주부들/“학교건립” 문화센터 강사에 1억까지 선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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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빠진’ 주부들/“학교건립” 문화센터 강사에 1억까지 선뜻

입력
1998.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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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들통불구 “사제간 처벌不願” 진정서최근 서울 은평경찰서에 이례적인 진정서가 접수됐다. 서울 강남지역에 사는 주부 10여명이 제출한 진정서의 내용은 자신들의 돈을 받아 사기혐의로 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는 서울 강남의 모백화점 문화센터 강사 A(45)씨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 주부들이 A씨를 알게된 것은 94년. Y대와 S대 대학원 등 명문대를 나와 박사학위까지 갖고 있다는 A씨가 강남의 백화점 문화센터에 심리학 강사로 출강하면서부터. A씨는 명강사로 인기를 끌면서 주부 수강생 30여명으로 공부모임을 만들었다. 그런 A씨가 지난달 22일 한 회원으로부터 고소됐다. A씨가 잡지사와 학교를 세운다는 명목으로 돈을 받아 챙겼고 학력도 위조했다는 것.

경찰조사결과 공부모임에 참가한 주부들은 매달 30만∼60만원의 정액 「수업료」를 냈고, 일부 주부들은 개인 면담을 하면서 1회당 10만원을 별도로 낸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A씨에게서 압수한 장부에는 주부들을 위한 잡지사와 대안학교를 설립하겠다는 A씨의 계획에 수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낸 주부들의 입금내역이 적혀 있었다. 고소인도 이 명목으로 1,000만원을 냈다. A씨의 최종 학력도 중졸로 확인됐다. 경찰에 참고인으로 소환된 주부들은 돈을 낸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한결같이 『스승과 제자 사이여서 자발적으로 냈다』고 진술했다.

특히 A씨의 처벌을 원하는 주부는 한두명에 불과했다. 경찰은 24일 돈을 낸 당사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데다 학력위조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어 사실상 수사를 종결했다.<이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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