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해일지 못찾아도 침투귀환 알수있다/신발 등 흙·모래 분석/연료량측정 거리역산/페트병 바코드 조사북한잠수정은 침투중이었을까, 아니면 임무를 마치고 귀환중이었을까.
이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항해일지를 확보하는 것이지만 합동신문조는 이틀에 걸친 정밀조사에서 항해일지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침투중이었는지 귀환중이었는지를 추정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우선 공작조의 신발이나 바지주머니 등에서 나오는 모래와 흙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신발에는 침투한 지역의 흙이 묻어있기 마련이고 흙에는 지역적 특성이 분명히 나타난다. 말하자면 흙에도 지문이 있는 셈. 특히 해안백사장에 상륙직후에는 낮은 포복을 하기때문에 주머니 등에 모래가 들어가기 마련이다.
잠수정에 남아 있는 연료량을 측정해도 귀환인지, 침투인지 추정할 수 있다. 잠수정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통상 연료탱크에 디젤유를 가득 채우고 출항한다.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고급 잠수함의 항속거리는 175마일. 따라서 남은 연료의 양과 연비를 근거로 잠수정의 출항기지로 알려진 함남 퇴조항과 동해 발견지점까지의 거리 등을 역산하면 침투인지 귀환인지 가릴 수 있다.
잠수정 내부에서 발견된 국산음료수 페트병의 바코드도 유효한 근거자료가 된다. 즉 여기에 입력된 제조일자와 생산공장 등의 정보를 확인한 결과 최근 제조돼 국내에서 유통된 것이라면 침투후 귀환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에는 유통지역을 근거로 공작조의 활동지역까지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제조일자가 아주 오래됐거나 수출용 포장이라면 침투중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합참관계자는 『국산음료는 중국의 연변 등을 통해 북한으로 상당량이 흘러 들어간다』며 『특수공작원은 북한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는만큼 질좋은 한국산을 사용하는 것은 그리 이상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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