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이 미대통령으로서는 9년만에 중국땅을 밟고 있지만 중국의 장거리 핵미사일 13기는 워싱턴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친구인가, 적인가』 미국내에서는 이같은 논쟁이 여전히 식을 줄 모른다. 오히려 클린턴의 방중을 전후해 더 뜨겁다. 중국에 개입(engagement)해야 한다는 클린턴 행정부와, 봉쇄(containment)으로 돌아서야 한다는 공화당이 논쟁의 핵심 당사자들이다.◎우방論/행정부·대기업들 “친구아니나 敵은 부담 세계평화협력 유도”
우방론(友邦論)자들은 『중국을 적으로 두기보다는 친구로 만들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클린턴 행정부의 대중국정책의 기조가 되고 있는 이 논리는 중국을 아직 「친구」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적」으로 간주하고 압박을 가할수록 더욱 확실한 적이 된다는 것이다.
클린턴도 24일 방중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비록 중국과 미국이 많은 점에서 차이가 있으나 그들과 대면(對面)외교를 하는 것이 우리의 이념을 실현하는 최선의 길』이라고 밝힌 바 있다.
클린턴은 바로 이같은 개입정책 아래 지난해 10월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약속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아직은 많은 문제점이 있는 나라지만 중국과의 협력관계를 증진해 나감으로써 중국을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세계」로 끌어낼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미중 경제협력 확대 등 「당근」을 줌으로써 대량파괴무기의 확산, 한반도 평화, 아시아 경제위기 등 현안에 관한 공동보조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클린턴의 이같은 정책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는 그룹 중 대표적인 집단은 미국의 대기업들이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지원세력이 되어왔던 이들은 신문과 TV에 광고를 내며 양국의 경제협력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워싱턴=신재민>
◎적국論/공화당·보수세력들 “核미사일 워싱턴겨냥 美 안보위협 군사강국”
적국론의 입장에 선 사람들은 우선 중국이 전체주의적 공산국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의회의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공화당과 헤리티지 재단 등 보수적인 싱크탱크가 바로 이런 부류에 속한다.
헤리티지 재단은 24일 클린턴의 방중에 맞추어 『미중 양국의 통치이념이 보다 근접하기 이전에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물론 양국간의 정상적 관계 수립도 불가능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이들은 또 중국이 미사일 수출을 계속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대만에 군사적 위협을 가할 뿐 아니라 장차 군사 강대국으로서 미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때문에 이들은 중국이 국제사회의 가치와 질서를 존중하고 국내적으로 민주주의를 받아들이도록 경제제재 등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와 관련, 중국이 미국의 인공위성 기술을 빼내갔는 지의 여부와 96년 대선과정에서 중국의 자금이 민주당에 흘러갔는 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또 클린턴이 중국에 대한 최혜국대우(MFN)를 연장한 것에도 반대하고 있으며 클린턴의 중국방문을 연기하라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한가지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중국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진보적 인권단체 등이 이번에는 공화당과 보조를 맞춰 천안문 공식환영식 불참을 촉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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