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기업 영화사업은 한국 죽이긴가/‘고질라’에 밟힌 ‘여고괴담’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기업 영화사업은 한국 죽이긴가/‘고질라’에 밟힌 ‘여고괴담’

입력
1998.06.27 00:00
0 0

◎씨네하우스 직배영화 상영위해 올 한국 최고히트작 일방 종영/‘고질라’ 혹평에 바람몰이 나선듯서울 씨네하우스가 할리우드 직배영화「고질라」상영을 위해 올해 한국영화 최고의 히트작으로 기대되는 「여고괴담」을 일방적으로 종영, 파문이 일고 있다. 「여고괴담」 배급사인 시네마서비스 관계자는 25일 『극장운영권을 가진 (주)대우 영화사업부가 7월16일까지 걸겠다는 약속을 깨고 27일부터 주말에는 「고질라」를 상영하고 「여고괴담」은 주중에만 걸겠다고 제시해와서 아예 필름을 회수해버렸다』고 밝혔다. 이때문에 「여고괴담」은 26일 4회(오후 6시)로 이 극장에서 종영된 상태이다. 이에 대해 대우의 조남신 이사는 『「여고괴담」이 개봉 4주째 접어들면서 관객이 줄어들어 종영했다』며 『「고질라」는 26일 전야제에서 유료 시사회를한 후 27일부터 씨네하우스 4개관 중 2개관에서 상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우측은 또 최근 「고질라」 관람티켓 7,000∼9,000장을 구입, 배포해 고질라붐을 유도하고 있다.

대우가 이처럼 「고질라」바람을 일으키려 안간힘을 쓰는 것은 대우자동차가 고질라를 이용한 마티즈광고를 위해 20억원을 쏟아부은 상태에서 영화가 수준이하라는 혹평이 잇따르자 적극적 홍보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영화계는 풀이한다.

물론 영화상영여부는 극장측의 자유다. 하지만 「여고괴담」의 일방적 종영이 주는 충격은 남다르다. 개봉 한 달도 안돼 서울에서만 45만명을 동원, 기간 대비 최다관객기록을 올렸고 대학 방학과 더불어 관객이 늘어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인 20, 21일에도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2만2,500명을 끌어들였다.

영화계의 한 인사는 『이번 사례는 5월 현대그룹 계열사인 금강기획이 명보극장에서 「터뷸런스」를 걸기 위해 한국영화「찜」을 종영시킨 것과 유사하다』며 『재벌기업이 영화계에 들어와서 기껏 한다는 일이 직배영화를 도와주려고 잘나가는 한국영화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냐』고 성토했다.

또 다른 인사는 『국가의 이익보다는 기업 이익만 추구한다는 점에서 재벌기업은 값비싼 호화 소비재 수입에 열올려 국내 산업을 위협하던 IMF 이전 행태에서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최진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