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방문중인 빌 클린턴 미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10년 전 피로 점철됐던 베이징(北京)의 천안문광장에서 27일 오전 성대한 환영행사를 갖는다. 8박9일 방중 일정중 하이라이트다.환영식은 양국 정상이 21세기 세계경영을 위한 전략적 동반관계 건설을 위해 역사적·정치적인 모든 갈등을 현장에서 묻는 「뒷풀이 의식」성격이 짙다. 불과 10여분간 지속될 환영식이지만 말도 많았다. 인권운동가들은 양국 정상에게 「역사의 역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클린턴은 『거기를 왜 가는가』라는 물음에 『거기 가서, 거기 서서 인권을 외치겠다』고 했다던가. 또 환영식 장소가 인민대회당 동편 광장이지 결코 천안문광장은 아니라는 주장도 제기됐지만 넓게 보면 분명한 천안문광장이다.
이번 클린턴 방중을 계기로 양국은 인권을 넘어 전반적인 대국면전환을 노린다. 역사적 중미관계의 전환점을 江주석이 방미한 지난해 10월26일부터 11월3일로 볼 지, 클린턴의 이번 방중으로 잡을 지는 논란의 대상이다. 그러나 어쨌든 중국이 미국과 세계전략을 논할 전략적 동반관계자로 급부상한 것은 江주석의 방미 때다. 이 때부터 미국은 중국을 지역 리더에서 세계 강국으로 대접하고 무게를 실어주었다.
환영식이 끝나면 양국 정상은 인민대회당으로 올라가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때 양국 정상이 논할 세계 경영의 전략 포인트는 아마 이런 것일 것이다. 『아시아 금융위기는 우리에게 강건너 불이 아니다. 그리고 인도·파키스탄이 핵을 갖고 불장난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한반도도 신경써야 되고…』
또 江주석은 대만은 우리 땅이니 신경 건드리지 말 것을 요구할 것이고 클린턴은 미국 뿐 아니라 세계가 문제 삼는 인권 좀 제대로 하라고 부탁할 것이다. 양국 정상은 마지막으로 손을 잡고 21세기 세계 경영의 책임은 당신과 나 외에 누가 있겠느냐, 잘 해보자고 결론을 맺을 것이다.
21세기는 이날의 천안문 행사를 두고두고 곱씹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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