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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나일론·지퍼 등(이유재 교수의 마케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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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파스·나일론·지퍼 등(이유재 교수의 마케팅이야기)

입력
1998.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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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상표가 경쟁우위 통해 대표브랜드로 일반명사화초등학생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크레파스」. 원래 이 크레파스는 보통명사가 아니다. 한 일본회사가 만들어 낸 상품의 브랜드명이었다. 1926년 일본 사쿠라상회가 크레용과 파스텔을 혼합해 개발해낸 제품의 브랜드였던 크레파스의 정식명칭은 「오일 파스텔」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오일 파스텔」은 없어지고 「크레파스」만 남아 국어사전에도 올라있다.

질긴 섬유의 대명사인 「나일론」. 나일론도 듀폰사가 만든 합성섬유의 브랜드다. 듀폰사는 자신들이 개발한 합성섬유의 이름을 짓느라고 2년여의 시간을 보냈다. 400가지가 넘는 이름들이 후보에 올랐는데 「올이 잘 풀어지지 않는다」(No Run)라는 단어에서 힌트를 얻어 「나일론」(Nylon)이 태어났다. 그리고 이제는 듀폰의 브랜드라기보다는 합성섬유의 통칭으로 사용되고 있다. 어느 옷에나 부착돼 있는 「지퍼」도 마찬가지. 정식이름은 「슬라이드 패스너」(Slide Fastener)이지만 지퍼로 불린다. 지퍼는 처음으로 만들어졌던 슬라이드 패스너의 브랜드다.

이처럼 어떤 브랜드가 유명해지면 그 자체가 제품전체를 가리키는 보통명사로 굳어지게 된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아마도 화장지하면 「크리넥스」를, 캐쥬얼화하면 「랜드로바」를, 복사기하면 「제록스」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것이다. 이들은 각 제품범주를 대표하는 대표 브랜드들이다. 특정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제품자체를 처음으로 접하게 한 경우, 혹은 체계적 마케팅활동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선점할 경우 대표 브랜드로서의 자리를 굳히게 된다.

대표 브랜드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높은 인지도와 선호도를 누리며 자연스럽게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게 된다. 특정제품을 언급할때 소비자의 기억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며 많은 인상을 유발시키기 때문이다. 드링크제의 대명사인 「박카스」가 수많은 경쟁제품의 도전에도 불구, 드링크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이다. 「박카스」의 97년도 매출액은 1,600억원으로 「박카스」를 생산하는 동아제약 전체매출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미원」도 오랫동안 일반조미료 시장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미풍」이 「미원」을 따라잡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원」을 통해 조미료라는 것을 처음으로 접한 소비자에게 조미료는 곧 「미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대표 브랜드는 지속적 경쟁우위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서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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