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Q·비트 등 만화원작의 드라마·영화 대히트/‘육남매’의 두희·말순이는 상품캐릭터로 등장/검열·삭제와 저질 시비속 그늘에 처져있던 만화가 영상문화의 앞날을 좌우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만화가 주목받고 있다. 검열과 삭제, 저질시비 속에서 대중문화의 그늘에 처져 있던 만화가 마침내 영상문화의 앞날을 좌우할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와 TV드라마가 잇딴 성공을 거두면서 「만화적 상상력」과 「만화적 캐릭터」라는 용어가 대중문화의 새로운 화두로 자리잡았고, TV드라마 방영을 전후한 캐릭터 상품화사업도 인기이다.
먼저 지난 달 20일 첫 방송돼 1주일만에 시청률 10위권에 진입하는 돌풍을 일으킨 SBS 수목드라마 「미스터Q」(극본 이희명, 연출 장기홍). 여세를 몰아 지난 주에는 시청률 40.3%로 2위를 차지,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빠른 극 전개, 선과 악의 유쾌한 대결구도, 조연들의 빛나는 연기등이 돋보이는 이 드라마의 원작은 잘 알려진대로 94년 5권으로 완간된 국내 기업만화의 대부 허영만씨의 동명의 작품.
지난 해 5월 개봉돼 그 해 네티즌들에 의해 「올해의 가장 좋은 영화」로 뽑힌 신예 김성수 감독의 「비트」 역시 허영만씨의 작품을 원작으로 삼았다. 또 96년 12월 한 달동안 방송돼 시청률 20%대를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던 MBC 월화 미니시리즈 「일곱 개의 숟가락」(극본 이정선, 연출 김사현)도 「아기공룡 둘리」로 유명한 만화가 김수정씨의 작품을 각색했다.
드라마가 만화로도 변신한다. MBC 금요드라마 「육남매」(제작 이관희 프로덕션)는 최근 꼬마주인공 두희와 말순의 만화캐릭터를 만들어 7월2일 학용품 팬시용품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갖는다. 드라마 주인공이 만화캐릭터로 탄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가난했지만 순수했던 60년대 어린이의 모습을 표현한 「두희」와 「말순」은 앞으로 라면과 건빵 등 복고풍 상품의 상표로 활용될 전망이다. 7월22일 첫 방송되는 SBS드라마 「홍길동」도 다음달 초 방영에 앞서 홍길동 이업 인옥 설희 등 주요인물의 만화캐릭터부터 선보일 계획이다.
그렇다면 왜 만화인가. 만화의 어떤 점이 이처럼 시청자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고유상표로까지 발전되는 것일까. 곽영범 SBS드라마국장은 『캐릭터가 확실하다』, 대중문화평론가 정윤수(리뷰 편집위원)씨는 『어느 장르보다 재미있다』는 점을 가장 큰 장점으로 지적했다. 정씨는 『특히 허영만씨의 작품은 만화적 재미에 리얼리즘이 가세, 젊은이들의 일상과 고민, 갈등이 그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김성수 감독은 『만화의 장점은 표현방식이 자유롭고 폭이 넓다는 것이지만 영화는 이를 압축, 줄거리보다는 영상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면서도 『최근 창작활동의 전면에 나선 젊은 감각의 뮤직비디오세대·만화세대·CF세대가 이를 잘 소화해내는 것같다』고 말했다. 만화캐릭터 「두희」와 「말순」을 제작한 호동커뮤니케이션의 김호웅 제작부장은 『만화캐릭터를 활용하면 드라마의 실제 인물을 쓸 때보다 상표에 대한 친근감을 열 배 이상 높여준다』며 일본과 미국 디즈니사의 만화 주인공들이 각종 인형, 팬시용품으로 인기리에 팔리는 예를 들었다.
하지만 원작이 만화라고 다 성공한 것은 아니다. 94년 KBS드라마 「폴리스」(이현세 원작)와 95년 SBS드라마 「아스팔트사나이」(허영만 원작)의 참패가 대표적인 경우. 드라마 「미스터Q」를 집필하고 있는 이희명씨는 『만화가 원작일 때 시청자들은 이미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다. 다만 드라마가 어떻게 이 알맹이를 포장하느냐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카레이서의 세계를 다룬 드라마 「아스팔트…」의 경우 만화에 비해 포장이 너무 진지했던 것같다. 이에 비해 영화 「비트」는 만화적 리얼리티와 캐릭터를 그대로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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