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들 높은 관심/자금난 국내 업체들 500여건 11조臺 내놓아/외국인들 백지위임장 등 엄청난 ‘실탄’ 준비「서울 강남의 N호텔 시가 1,000억원 상당 급매」 「서울 도심의 지하 7층 지상 15층 J빌딩 시가 900억원 상당 급매」
25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수송동 미 대사관 비즈니스센터에서 외국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기업부동산 투자설명회」에서 쏟아진 국내 부동산 물건 리스트다. 하나같이 「급매」 꼬리표가 붙어 있다. 현재 다국적 부동산체인업체인 한국 센추리21에 접수된 물량만 500여건. 돈으로 따져 11조원을 웃돈다. 센추리21 안범준(安範俊) 이사는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국내 업체들이 금싸라기 땅이라도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부동산 취득·투자에 따른 법률과 세무관련 사항 등을 소개한 이날 설명회에는 60여명의 외국인투자자 및 대리인들이 참가, 국내 부동산시장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국내 부동산 가격은 경기침체와 원화가치하락이 맞물려 외국인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투자동기는 다양하다. 우선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업용 빌딩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임대수입이 주목적. 외국인들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자산가치(땅값 상승)보다는 투자한만큼의 수익가치(임대수입 규모)를 따지는 것이 일반적인 투자형태다. 이들은 「No Limit(무한대)」라고 쓰여진 백지위임장을 내놓을 만큼 부동산투자를 위해 엄청난 「실탄」을 준비해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수요자들도 적지않다. 국내 진출을 노리는 다국적 대형유통업체나 제조업체들은 물류시설이나 공장부지가 관심이다. 이탈리아 스위스 이스라엘 등 7∼8개 대사관 관계자들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비싼 집값에 그동안 셋방신세를 져야했던 이들 대사관은 이번 기회에 「내집」을 장만하겠다는 각오다.<김병주 기자>김병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