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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중국방문­西安 도착 일정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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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 중국방문­西安 도착 일정시작

입력
1998.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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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국민에 자유 더 줘야” 一聲/남성문 앞서 도착연설/“中은 한반도 안정 큰 기여”/美 기업들 잇단 中 투자계약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25일 89년 천안문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중국을 8박9일간 공식 방문하기 위해 시안(西安)에 도착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전용기인 미공군 1호기는 이날 오후 7시14분(현지시간) 베이징(北京) 남서쪽 1,000㎞ 떨어진 고도(古都) 시안의 국제공항에 착륙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부인 힐러리여사, 딸 첼시와 함께 트랩을 내린뒤 시안시장등 중국 관리들의 환영을 받았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시안의 남성문앞에서 도착연설을 통해 『미국과 중국은 21세기를 맞아 전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며 『양국의 유대는 세계의 미래를 위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이어 『중국은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왔다』며 『미국과 미국민들은 중국의 이같은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중국은 현재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새벽에 있으며 중국의 위대함은 언제나 중국국민의 힘으로 이루어졌다』고 전제, 중국 당국은 국민들에게 보다 많은 자유를 부여해 새로운 중국을 건설하도록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클린턴의 이날 연설은 천안문광장의 환영식에 참가한다는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보였으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개입정책을 옹호한 것으로 분석된다.

○…클린턴은 이날 환영식에 이어 시안시장으로부터 해운의 금열쇠를 받았으며 시안 구도시를 관광했다. 클린턴 대통령의 전용기가 내린 시안공항에서 도심까지 50㎞에 달하는 도로변에는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고 중국당국은 만약의 사태에 살수차량들을 곳곳에 배치했다. 연도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나와 클린턴 대통령 일행이 탄 차량 행렬을 지켜봤다.

○…클린턴은 공식수행원 명단에서 티베트 조정관을 맡고 있는 그레그 크레이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을 제외해 미국내 인권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중국 관리들에게 미의사당의 성조기 한 폭과 미국 독립선언문 및 헌법의 복사본을 선물로 줄 예정이라며 이 선물들은 클린턴의 대중정책을 비판하는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전해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이 28일 예배를 볼 충원먼(崇文門)교회는 신도가 3,000여명이나 되는 중국내 최대·최고의 교회. 정식명칭이「북경기독교회 충원먼탕(崇文門堂)」인 이 교회를 클린턴이 방문하는 것은 중국의 종교자유에 대한 미국의 깊은 관심도를 간접적으로 표시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의 중국방문에 맞춰 미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제너럴 일렉트릭(GE)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중국 남부 하이난(海南)성에 해저 천연가스를 연료로 이용할 700㎿급 발전소를 건설하기로하는 양해각서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황제’가 된 클린턴/西安 환영서 용깃발·唐복장여인 도열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중국의 「황제」가 됐다. 클린턴은 25일 밤 중국 방문 첫 기착지인 당(唐)과 수(隨)의 도읍지 시안(西安)의 남먼(南門)에서 황제나 누림직한 환영식을 받았다. 환영식은 시안성 남문에 클린턴의 대형사진이 걸린 가운데 클린턴이 남문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시안시장과 중국 최고 지도자 중 연배상 가장 그와 가까운 후진타오(胡錦濤)정치국 상무위원이 해자(垓字·성밖에 둘러 판 호)로 둘러쌓인 성밖에 나가 클린턴을 맞이한 다음 성문 통과를 환영한다는 뜻에서 금열쇠를 전달했다.

이어 종루(鐘樓)의 종이 일제히 타종되고 손에 궁등(宮燈)을 든 당나라 복장의 여인 4명이 붉은 카펫이 깔린 성문 안으로 안내했다. 클린턴은 성내에 울려퍼지는 당나라 음악 「예상우의(霓裳羽衣)」를 들으며 오색 용의 깃발과 붉은 색 궁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성문을 통과했다. 도열한 800여명의 여성 들은 당나라 군사와 궁녀로 변신했다. 중국 최강성기인 당나라 당시 순례에 나선 황제를 맞이하는 의식을 재현한 것이다.

◎관광으로 클린턴 홀린다?/진시황릉·桂林등 일정… 中문화 과시 속셈

클린턴은 다음달 3일까지 9일동안 중국 5대 도시를 누비며 5,000년 역사의 찬란한 중국 문화유산을 탐미한다.

중국 방문 첫 기착지인 세계 4대 고도의 하나인 시안(西安)에서는 26일 진시황릉을 둘러본다. 이곳에는 진시황과 함께 묻힌 6,000개의 토용(土俑)이 있다. 한에서 당에 이르기까지 1,000여년간 12개 왕조의 도읍지로 영화를 누렸던 곳. 수도 베이징(北京)에는 중국 최대 관광지인 만리장성과 자금성 등 화려한 황제시대의 기념비적인 유적지들을 찾는다.

다음달 2일에는 중국 관광의 백미(白眉)인 구이린(桂林)에 도착, 호화유람선을 타고 리강(江) 유람을 한다. 구이린은 3만6,000여개의 산봉우리와 그 사이에 흐르는 강이 신묘한 조화를 이뤄 이 곳에 사는 사람을 「신선(神仙)」이라고 부를 만큼 풍광이 아름다운 곳.

클린턴은 5개 도시를 누비며 주민 학생 기업인 종교인 등 수많은 각계각층의 「보통 사람」들을 만난다. 이는 중국의 실상을 파악하는 목적도 있지만 중국과의 현안 타결이 비관적이어서 여론을 희석시키기 위한 의도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번 기회에 찬란한 문화역사를 전세계에 과시하려는 계산과 자존심이 깔려 있다.<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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