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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잠수정에 사흘 우왕좌왕/北 잠수정 내부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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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잠수정에 사흘 우왕좌왕/北 잠수정 내부수색

입력
1998.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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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장비 갖고도 對잠함 경계 구멍/구난체계도 허술… 훈련부족 드러내『우리 군의 능력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는가』

22일 북한잠수정의 침투,발견에서부터 예인,인양까지의 과정을 지켜본 국민들은 우리 군의 총체적인 위기관리능력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많은 국민들과 군사전문가들은 군이 『최선을 다했다』는 상투적인 변명대신 이번 잠수정사건을 대북 경계방식과 병력·장비의 운용, 훈련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혁신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군 전문가들은 우선 96년9월 강릉 잠수함침투사건이후 군이 해상경계와 작전능력을 강화한다며 법석을 떨었으나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군사전문가 지만원(池萬元)씨는 『95년 대당 1억달러가 넘는 대잠초계기 P­3C를 8대나 구입하고 90년대 초부터 한국형 잠수함을 실전배치하는 등 천문학적인 예산을 투입하고도 북한잠수함이 우리영해를 안방처럼 드나드는 도발행위를 막지못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우리 군은 열상장비와 레이더 등을 갖춘 첨단 대잠수함장비를 상당수 보유하고도 지금까지 한번도 잠수함 포착 및 추적에 성공한 사례가 없다.

모예비역 해군제독도 『예산과 장비부족을 불평하기에 앞서 현재 보유한 대잠초계기와 잠수함 등을 이용해 평소에 적의 수중통로를 알아내고 길목을 지키는등 장비운용과 전술상의 문제점 개선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사시 통합방위를 담당하는 합동참모본부에 잠수함전 전문가가 전무하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우리의 경우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전쟁이 발발할 경우, 해상교통로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북한이 상당기간 대잠수함 전력에서 우위를 지켜오고 있는데도 정작 군 최고지휘부에 전문가가 없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에도 군지휘부는 잠수정 예인작전을 총괄하면서도 전혀 사태파악을 하지못해 외부에서 전문가를 초빙, 브리핑을 하는 등 한심한 모습을 보였다.

이와 함께 평소 구난구조체제의 부재와 훈련부족은 말할 것도 없다.

전문가들은 이번에 침투한 70톤급 잠수정은 「통통배」규모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은 22일 밤 『북한 잠수정이 가라앉고 있으며 비스듬히 기울어져 있는 상태』라는 최초보고에도 불구, 최초 인양 목적지인 기사문 해군기지까지 왔다가 목적지를 변경, 우왕좌왕하는 사이 결국 잠수정을 침몰시키고 말았다.

합참의 주장처럼 기사문기지는 암초가 많고 대형크레인이 들어갈 수 없어 목적지 변경이 불가피했다면 평소에 기지앞 바다의 상태조차 파악하지 않은 실수를 인정한 셈이다.

군사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북한잠수정은 규모가 작아 승조원 모두가 북한의 수중항로에 정통했을 가능성이 높은데다 해상통로를 기록한 「해상도첩」을 소지했을 가능성도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군이 서투르게 대처함으로써 스스로 굴러들어온 정보의 보고(寶庫)를 놓쳤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정덕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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