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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음료수병’ 상륙침투 흔적/北 잠수정 내부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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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음료수병’ 상륙침투 흔적/北 잠수정 내부수색

입력
1998.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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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치 폭발물 가능성” 이광수씨 조언/선수부분철판 볼트풀어 해체/격실벽 많자 철판 여러곳 뚫어군당국은 25일 오후 침몰 북한잠수정을 인양 계류하는데 성공, 동해항 방파제 위에서 정밀수색을 벌이고 있다. 잠수정이 발견된지 77시간여, 침몰후 40여시간 만이다. 합동신문조가 잠수정을 정밀조사하고 있는 동해항은 빗줄기속에 대테러특수요원들과 해군장병들이 2, 3중으로 경계를 펴 밤새 긴장감이 감돌았다.

■잠수정개방 및 조사 해군은 오후6시께 잠수정을 방파제옆 바지선에 계류시켜 고정시킨 뒤 곧바로 수중폭파대(UDT)대원 8명을 동원, 20분가까이 외부점검을 마치고 해치개방작업에 착수했다. 대원들은 우선 잠수정 함교(커닝타워)의 외부해치(출입구)를 수동으로 조작, 산소용접기로 15분간 작업을 벌여 31분 개방했다.

대원들이 이어 선실로 연결되는 내부해치를 열려는 순간 96년 강릉잠수함 침투사건의 생존자로 합동신문조에 참여하고 있는 이광수(李光洙·33)씨가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제동을 걸었다.

또 이 잠수함의 해치가 3중으로 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일단 해치개방작업을 중단, 고여있는 해수를 빼낸뒤 폭발물 유무 등을 조사했다. 이상이 없음을 확인되자 합동신문조 요원들이 함교로 들어가 외부해치 바로 밑 선반에서 보자기에 싸여있던 개방회로 잠수기와 잠수용 오리발 부츠 3켤레 등 침투용 잠수장비와 롯데칠성사이다 페트병 1개, 사각사각 복숭아 페트병 1개 등을 발견했다.

대원들은 이씨의 조언을 받아들여 오후 8시56분께 선수부분 철판볼트를 풀어 해체한뒤 잠수정안으로 들어갔으나 격실벽을 차례로 뜯어내는데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 밖으로 빠져나와 함교 오른쪽과 뒷부분 등 여러군데를 해체하고 있다. 대원들의 작업결과 독가스 등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진입로확보만 되면 수색에는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양 이에 앞서 해군 해난구조대(SSU) 대원들은 이날 오전 5시30분께 잠수함 부양을 위한 스틸와이어 결박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가 오전 10시20분께부터 4개의 20톤급 공기주머니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높은 파고와 섭씨 10도를 밑도는 수온 등 최악의 여건이었지만 폭풍주의보가 예고된 상황이어서 작전을 더이상 미룰 수도 없는 그야말로 「전시」상황이었다. 오전 11시께 선미부분 2개중 1개에 공기주머니 설치를 완료한 뒤 오후 1시50분께 4개의 공기주머니를 모두 다는데 성공했다. 최초의 공기주머니가 해상에 뜬지 20여분 뒤 4개의 노란색 공기주머니가 완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해군측은 당초 공기부양을 하더라도 연결끈 등의 길이를 감안, 잠수정이 수심 5∼6m깊이에 잠길 것으로 예상했으나 마치 항복이라도 하듯 잠수정의 선수부위가 수면위로 떠오르자 대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대원들은 잠수정이 부양하면서 선미쪽으로 30도가량 기울어 한때 긴장했지만 확인결과 재침몰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짓고 결박상태 등을 최종 점검했다. 이 때가 오후 3시20분. 23일 오후 1시30분 잠수정이 침몰한지 53시간10분만에 인양작업이 마무리된 것이다.

■예인 오후 3시47분. 20여명의 대원들이 예인보조정(YTL) 2척과 북한잠수정에 연결된 예인줄의 이상유무를 확인하고 예인을 시작했다. 항로를 인도하는 YTL 한 척이 앞장서고 잠수정을 끄는 YTL 한 척과 잠수정, 파도와 해류바람의 영향으로 잠수정이 항로를 이탈하지 않도록 방향을 잡아주는 후미의 YTL이 나란히 500여m가량 대열을 이루며 서서히 전진했다. 두척의 구난고무보트(IBS)를 탄 10명의 대원들은 잠수정에 2∼10m까지 근접항해하며 예인끈 이상여부를 확인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고 또 다른 IBS 한 척은 잠수정과의 거리, 예인줄의 장력 등을 확인하며 급박하게 지휘부와 교신을 주고받는 모습이 눈에 띄었으며 급한 상황이 생기면 수화(手話)로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청해진함도 약 0.5㎞ 후방에서 선단을 뒤따르며 예인상황을 종합적으로 지휘했다. 잠수정이 동해항 북 방파제 내항에 정박한 해군바지선에 도착, 바지선 계류를 완전히 끝낸 시간은 오후 4시50분. 거리는 불과 3.6㎞였지만 1시간 3분이 걸린 힘겨운 항해였다.

■계류 및 수색준비 이날 오전부터 동해항 북 방파제에서 잠수정의 예인을 숨죽이며 기다려온 대테러 특수요원 20여명은 예인이 시작된 직후 조준경을 장착한 요인암살용 총기와 경기관총 등으로 무장하고 장대비가 쏟아지는 해상에 대한 경계작전에 돌입했다. 해군은 오후5시께 150톤급 대형크레인으로 잠수정 선수부위를 연결한 뒤 잠수정 선수 우측 공기주머니 1개를 제거했다. 이어 250톤급 크레인에 선미를 연결, 잠수정을 수평상태로 유지한 뒤 상단이 1m가량 수면위로 보이게 끌어올렸다. 10여명의 대원들은 교대로 수면 밑 잠수정 주위를 돌며 상황을 점검했으며 잠수정 침몰위치를 알려주는 주황색 부이와 연결로프 등을 군용칼로 제거했다.<동해=최윤필·손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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