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평균 공연수 작년의 절반 객석점유율 30%나 감소/음반·비디오 매출도 급감/문화산업 기반 뿌리째 흔들/기금조성·세제혜택 등 획기적 정부대책 서둘러야문화예술이 죽어가고 있다. IMF체제 이후 나라 전체가 경제위기 해결에 매달리는 사이 문화산업의 생산과 소비기반이 소리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23일 당정회의에 제출한 「문화예술·산업 및 체육분야 현황」 에 따르면 올들어 월평균 공연수는 지난해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었고 공연장 평균객석 점유율도 30%포인트나 감소했다. 예술의전당등 객석 900석 이상인 서울의 주요 공연장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1·4분기에 28회였던 월평균 공연수는 올해는 15회로 줄었고 공연장 평균객석 점유율은 지난해 70%에서 40%로 급감했다. 음악공연기획사인 서울기획 이태현(李泰賢) 사장은 『공연기획자들의 의욕은 이미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투자자금의 회수전망이 불투명해 올들어 한 건의 공연도 기획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음반, 비디오, PC게임등 문화산업분야도 크게 위축되고 있다. 문화부 오지철(吳志哲) 문화산업국장은 『올 1·4분기 문화상품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20∼30%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음반의 경우 지난 해 1·4분기에 1,150억원에 이르던 업계 총매출액이 올해 같은 기간에는 793억원으로 줄었으며 비디오 총매출액도 지난 해 같은 기간의 750억원에서 630억원으로 줄었다.
영화의 경우 어려움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가 한국영화 제작편수의 감소와 대기업자본의 철수. 태흥영화사 이태원(李泰元) 사장은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21편의 한국영화가 제작됐으나 올해 같은 기간에는 15편으로 줄었다』며 『특히 지난해 이 기간에 대기업이 제작한 영화는 10편이었으나 올해는 1편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다만 연쇄부도 위기에 놓였던 출판계만 3월 이후 정부의 지원등으로 상황악화라는 발등의 불을 끈 형편이다.
문화예술계는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문화예술은 말 그대로 고사할 것』이라며 『공연예술 관람료의 현실화, 공연·전시에 대한 국가지원 확대, 국내외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완화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문화부도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 ▲영상산업을 벤처산업으로 규정해 재정지원과 세제감면등의 혜택을 주는 「문화산업진흥기본법」의 제정 ▲99년부터 5년동안 3,000억원 규모의 문화산업진흥기금 조성·운영 ▲국내 애니메이션계의 「메카」가 될 벤처영상빌딩 건설등을 추진하고 있으나 순수문화예술에 대한 지원책은 미미한 실정이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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