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봄 어느날 밤 김동환(金洞煥·41) 세아실업사장은 자동차로 서울 광화문 앞을 지나가다 경찰관이 교통위반 스티커(딱지)를 떼는 것을 목격했다. 경찰관은 교통신호봉겸 전등을 목과 어깨 사이에 끼운 자세로 어렵게 스티커를 작성하고 있었다. 김사장은 그 자리에 차를 세우고 경찰관에게로 다가갔다.『저는 바로 이 교통신호봉을 만들어 납품하는 세아실업의 김동환 사장입니다. 스티커를 작성하는 일이 너무나 힘들어 보여 죄송한 마음으로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경찰관은 『이마에 전등을 붙일 수도 없어 밤에는 글씨 쓰기가 너무나 힘들다』고 호소했다.
김사장은 이튿날부터 불빛을 내는 볼펜개발에 착수했다. 볼펜 끝에 꼬마전구를 본드로 붙이고 건전지를 달아보기도 했지만 실패였다. 여기저기 알아보고 관련서적을 뒤진 결과 전구 대신 발광다이오드(LED)를 적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사장은 4년동안의 시행착오 끝에 95년 어두운 곳에서도 필기가 가능한 라이트펜을 세계처음으로 개발, 「반디라이트펜」으로 이름짓고 판매에 나섰다. 세아실업의 반디라이트펜은 세계 각국의 경찰관과 군인들로 부터 인기를 끌면서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야간작전중에도 글씨를 쓸 수 있어 우리 군은 물론이고 일본 자위대와 미국·이스라엘·대만 등의 군대가 반디라이트펜을 구입해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주요 백화점은 물론이고 전철역의 매점마다 반디라이트펜을 진열해 놓고 있을 정도다. 최근에는 영국등 유럽국가들의 순결운동단체가 순결캠페인을 벌이면서 촛불 대용으로 반디라이트펜을 매달 10만 자루씩 수입해 나눠주고 있다.
세아실업은 지난해 63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린데 이어 올해는 900만달러를 돌파할 전망이다. 1,000만 자루가 넘는 어마어마한 물량이다. 서울 마포구 합정동 공장의 생산능력이 한계에 달해 더이상 수출주문을 받지못하고 있다.
김사장은 반디라이트펜에 이어 최근 전자문구시대에 대비한 컴퓨터 터치펜을 개발, 한국과 일본등지에서 발명특허를 획득했다.
김사장은 『첨단 신제품을 계속 개발해 세아의 성공신화를 이어가겠다』며 포부를 밝혔다.<최원룡 기자>최원룡>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