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연계 등 변수도 ‘3角 구도’ 흔들어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귀환과 함께 급진전될 것으로 예상했던 3대 그룹간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주요그룹의 관계자들은 24일 『빅딜에 관해 어떤 입장도 없으며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한 그룹내 움직임도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고위 관계자들은 아예 빅딜 논의의 존재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정세영(鄭世永) 자동차명예회장, 정몽헌(鄭夢憲) 건설회장, 정몽혁(鄭夢爀) 석유화학 회장 등은 그룹 방북단의 귀환이후 『그룹차원에서 빅딜에 관해 어떤 논의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잇따라 밝혔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대북 경협사업에 매달려 빅딜에 대해서는 그룹내에서 별다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는 여전히 빅딜에 대해 『논평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취하고있다. 재계는 현대의 정명예회장을 비롯한 방북단이 귀국하면 현대가 『빅딜 방안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의 의사표명을 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삼성그룹도 표면적으로는 빅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는 분위기다. 24일 오전 열린 정례 사장단 회의에서도 『빅딜에 관해서는 한마디 언급도 없이 한 유명 정신과전문의의 강연만 들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LG그룹은 빅딜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빅딜은 필요하면 하고 빅딜 대상도 반도체로만 한정할 것이 아니라 여러기업을 놓고 검토해야 한다는 등 적극성을 보이는 듯 하지만 실상은 빅딜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고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거론되고 있는 3각빅딜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LG는 특히 빅딜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반도체에 외자를 유치, 일반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움직임을 보기고 있다.
재계는 기아 및 한보철강의 빅딜 연계, LG반도체에 대한 인텔의 지분참여 등 새로운 변수가 계속 생겨나 기존의 「3각 빅딜」 구도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에 빅딜은 당분간 수면아래로 잠복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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