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질 벗어난 선정성 위험수위시사프로그램인가 성(性)프로그램인가. 요즘 각 방송 시사프로그램의 선정성이 도를 넘고 있다. 내용도 본질에서 벗어나 성적인 측면에 집중하는데다가 표현의 정도 역시 지나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MBC 「PD수첩」은 9일 네딸을 데리고 티켓다방을 운영하는 부모를 고발한 「공주다방 4자매의 인생유전」에 이어 16일 「원조교제10대 신종 아르바이트」에서 중년층과 성관계를 갖고 돈을 받는 10대 여학생들을 취재했다. 22일 SBS 「추적! 사건과 사람들」은 「IMF시대, 그 위험한 선택」에서 영국유학 중 집안이 망해 단란주점 종업원신세가 된 자매, 실직 후 호스트바 접대부로 일하는 남성을 추적했다. 24일 KBS2 「공개수배 사건25시」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강간과 강도를 일삼은 김윤권 일당을 공개수배했다. 이들 프로그램의 더 큰 문제는 표현의 정도다. 「원조교제…」는 『뽕빠지게 놀고 80만원 받았다』는 말이나 삐삐를 통해 만날 수 있는 방법등을 여과없이 소개했고 원조교제 경험이 있는 학생을 학교에서 인터뷰하기까지 했다.
이유는 뻔하다. 시청률경쟁. 성문제를 소재로 다루면 시청률은 평소보다 4∼5% 정도 높아진다. 한 PD는 『시사물의 수위조정이 늘 고민이다. 그러나 시청률이 처지면 어쩔 수 없다. 요즘처럼 시사프로그램이 늘어난 마당에 전통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누가 알아주나. 경쟁사가 선정적으로 나오면 마찬가지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 시청률경쟁에 함몰되면 시사프로그램의 시각이 혼돈스러울 수밖에 없다. 사실상의 윤락행위를 IMF체제를 내세워 아르바이트로 포장하거나 성윤리의 변화를 아예 인정하지 않는 엄숙주의가 공존하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병폐 고발에 앞장서 온 시사프로그램이 스스로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 우려된다.<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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