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흔적 발견 못해/자살·질식死 가능성북한잠수정의 예인작업이 지연되면서 탑승한 승무원의 생사여부와 생존했을 경우 소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군 관계자들은 23일 현재까지 상황으로 보아 승무원들의 생존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집단자살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질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데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내부에서 전혀 인기척이 없는데다 유고급 잠수정은 공기주입을 위해 통상 10여시간마다 수면위로 부상해야 하는데 이같은 시간이 훨씬 넘었다는 것이 그 근거다.
이번에 발견된 잠수정은 70톤규모로 보통 6∼7명의 승무원이 탑승하며 인원을 최대한 늘려도 8∼10명을 넘지 않는다. 22일 오후 4시20분께 잠수정을 최초 목격한 동일호선장 김인용(金仁龍·38)씨가 『3∼4명이 선체밖으로 나와 걸린 그물을 걷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고 한 진술에 비추어도 5명 안팎이 탑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해군이 당일 오후 7시30분께부터 예인을 시작하면서 여러차례 수중탐지기 등을 통해 비상교신을 시도하거나 망치 등으로 직접 선체외부를 두드렸는데도 내부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또 잠수정이 비상상태에 처한 지금에도 전혀 내부의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고 있다.
해군 관계자들은 『잠수정이 예인 당시부터 줄곳 60∼80도 각도로 기울어진데다 선체의 80%가 물속에 가라앉은 상태여서 스노클(SNORKEL·공기주입구)을 통한 공기주입이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23일 낮 12시께 동해안에 도착한 잠수정이 자체 부양능력을 상실하고 아예 물속으로 가라앉은 것은 선체에 남아있던 공기가 완전 소진됐기 때문일 수도 있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잠수함에 정통한 관계자는 『모든 잠수함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최대 72시간동안 생존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생존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탈출가능성에 대해선 『탈출했을 경우, 출입구가 열려 있거나 선체를 폭파했을 것』이라며 일축했다. 이와 관련, 이날 오후 수중에서 잠수정 외부를 정밀조사한 해군수중폭파대(UDT)대원들도 『잠수정 외부에 탈출이나 손상흔적 등을 전혀 발견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승무원들이 모두 자살했을 경우 이번 북한 잠수정의 침투목적이나 경로 등은 결국 미제로 남게 된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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