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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잠수정 예인­어처구니없는 침몰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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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잠수정 예인­어처구니없는 침몰사고

입력
1998.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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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프 ‘뚝’… 어설픈 작전/예인선박 교체 내항쪽 항진순간 침몰/잠수정 구멍났거나 부양장치고장 가능성/인양에서 내부조사까지 1주일 걸릴수도23일 낮 동해항으로 예인되던 북한잠수정이 침몰, 승무원의 생존가능성이 거의 사라짐에 따라 정확한 침투목적과 경로 등 사건전모를 파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또 예인에서 해치개방, 내부조사까지 일주일 가까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어 사태 수습도 장기화할 전망이다.

이날 어처구니 없는 침몰사고는 예인선박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잠수정을 묶은 로프가 끊어지면서 발생한 것이어서 우리 군 당국의 어설픈 상황대처 능력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예인=북한잠수정은 이날 0시20분께 기사문항 외항에 예인됐으나 암초가 많아 접안이 쉽지 않은데다 기지내 대형크레인 등의 진입이 어려운 점 등이 고려돼 해군 1함대사령부가 위치한 동해항으로 목적지를 변경했다.

초계함인 군산함이 북한잠수정을 예인하는 가운데 구조함인 평택함을 포함한 해군함정과 해경경비정 등 10여척이 주변을 둘러싸고 상공에서는 구조헬기와 링스대잠헬기 등이 입체적인 호위·경계작전을 펼쳤다. 또 날이 밝으면서부터는 전날 현장에 출동했던 해군 P 3C대잠초계기와 공군의 F 4전폭기 등이 재발진, 공중엄호에 합세했다.

침몰=오후1시께 예인선단은 동해항 방파제에서 1.8㎞ 떨어진 해상에서 정지했다. 수심이 얕은 내항으로 진입하기위해 이곳에서 예인선을 200톤급의 소형 YTL선 2척으로 교체했다.

YTL선이 각각의 선미에 5인치짜리 마닐라 로프로 잠수정의 선수를, 1인치 굵기의 와이어로프로 잠수정 선미를 연결한 뒤 서서히 내항쪽으로 항진하려는 순간 선미쪽의 와이어로프가 끊어져 나갔다. 이미 부력을 상실한 상태인 잠수정은 지탱하던 줄이 끊어지자 수심 33m 지점에서 거의 수직으로 침몰, 선미가 해저에 닿으면서 오후2시께 수면에서 모습이 완전히 사라졌다.

침몰원인=전문가들은 1차적인 사고원인을 잠수정이 아래로 기울어 하중이 쏠려있던 후미부분의 무게를 와이어로프가 견디지 못해 끊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에 앞서 잠수정 자체가 부력을 상실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들은 잠수정의 부력 상실 원인을 선체에 구멍이 나 물이 들어간 경우와 잠수정 부양장치인 「밸러스트탱크 밸브」가 고장이 난 두 가지 경우로 추정하고 있다.

인양=전장 25m의 북한 잠수정은 23일 오후 예인선의 한가닥 예인줄에만 의지한채 꼬리부분이 해저에 처박힌 상태. 군당국은 24일 오전까지 인양준비작업을 마치고 오후부터 국내유일의 잠수함 구조함(ASR)인 「청해진함」을 투입, 본격적인 인양을 시작할 예정이다.

우선 바닷속에 가라앉은 잠수정의 앞뒤를 예인로프로 연결하고 잠수정 양편에 에어백 4개를 부착한 뒤 부양과정에서 잠수정이 균형을 잃고 뒤집어지지 않도록 잠수정에 공기를 주입하게 된다. 부양이 끝나면 잠수정을 육지로 예인한 뒤 해군특공대의 삼엄한 경비속에 강제 해체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수심 300m이내의 모든 잠수함을 구조할 수 있는 3,000톤급 청해진함에는 잠수함 승무원 구조장비(DSRV)와 자동함위 유지장치(DDS) 등의 첨단장비가 장착돼있고 구조헬기 1대도 탑재하고 있다. 해군은 청해진함으로도 인양에 실패할 경우 93년 서해 페리호 침몰사고때 활약한 「설악호」까지 동원할 예정이다.<정덕상·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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