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시혜 지나친 강조·가야임나 병용표기 등 교사·학자들 자국교과서 편향성 진지한 반성/위안부등 첨예한 근대사 언급 없어 아쉬움도한국과 일본의 역사교과서에 고대사등 한일관계사의 내용이 보다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서술돼야 한다는 자성이 양국 사학자들 사이에서 일고 있다. 서울시립대가 개교 80주년을 기념해 동교 국제회의실에서 19일 개최한 제2회 한일 역사교과서 심포지엄에서도 이런 의견이 제기됐다. 「역사연구의 동향과 역사교과서의 서술-고대 근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서 양국 학자들은 한일관계사에 대한 인식과 교과서 기술방식이 자국의 시각과 논리에만 매몰돼 있는 경향이 많다고 솔직하게 반성했다.
이우태(李宇泰) 서울시립대 교수는 『우리 역사교과서에서 한일관계에 대한 기술은 상당량에 이르지만 한국의 우월성이나 시혜적 자세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쪽으로 편향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교과서가 일본으로의 문화전파에 대해서는 상세히 기술하면서도 현재 일본과 한국에서 활발하게 연구되는 주제인 임나일본부(任那日本府)설과 같은 정치적 문제는 거의 언급하지 않는 점을 예로 들었다. 현명철(玄明喆) 성수공고 교사는 『교과서상의 기술은 「일본=왜구=해적」 「조선=문화선진국」이라는 도식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한일관계를 연속선상에서 객관적으로 이해해야 비판적인 역사적 사고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무라 시게미쓰(木村茂光) 도쿄가쿠게이(東京學藝)대 교수는 『일본교과서가 8세기 이후 한반도로부터의 영향이나 반도국가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대부분 기록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나무라 노리유지(花村統由·도쿄가쿠게이대 대학원) 교수는 교과서에서 가야연맹을 의미하는 가야 혹은 가라(加羅)를 임나일본부설의 「임나」와 병용표기하는 점을 지적하며 『일본 위주의 전전(戰前)의 역사인식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나카 도시다쓰(田中曉龍) 도쿄가쿠게이대 부속고교사는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조선침략이 침략전쟁임을 확실히 하고 조선민중의 저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교과서 기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포지엄에서는 주제에 따른 제약으로 인해 양국간 시각차가 첨예한 군대위안부문제등 한일 근대사에 대한 언급이나 반성은 없었다. 하지만 양국 역사학자들이 자기비판적 입장에서 객관적 자세로 연구해 나간다면 한일관계사연구는 새 전기를 맞을 것이라는 것이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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