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친필원고 ‘가슴2’ ‘야행’ 등 연희전문시절 습작기 작품.마음에 들지않은듯 X표시/김동리‘달밤’ 등 타계직전 쓴 작품.3주기맞아 ‘문학사상’ 게재.모국어 탐색 정신 엿보여소설가 김동리(金東里·1913∼1995)의 유고시 30편이 23일 처음 공개됐다. 윤동주(尹東柱·1917∼1945) 시인의 미발표 시 8편도 새로 공개됐다.
김동리의 자필 시 원고 30편은 부인인 소설가 서영은씨가 보관하다 고인의 타계 3주기(17일)를 맞아 곧 발간될 문학월간지 「문학사상」7월호를 통해 공개했다. 「달밤」 「황룡골 노래」 「비 젖는 언덕에서」등 30편은 고인이 89년 「민족과 문학」겨울호에 「세월」등 9편의 시를 발표한 이후 95년 타계 직전까지 쓴 작품들이다. 김씨는 1935년 조선중앙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화랑의 후예」가 당선돼 등단, 「황토기」 「무녀도」등의 소설가로 알려져 있지만 실은 이보다 1년 앞선 193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백로」로 먼저 등단했다. 1937년에는 서정주, 김달진과 동인지 「시인부락」을 창간했고 두 권의 시집 「바위」 「패랭이꽃」을 남겼다.
김씨는 「달밤」에서 「달 밝은 하늘엔/나도 새가 되고 싶다//저 멀리 강물 위의/뿌연 안개 속으로 날아가고 싶다//슬픔은 언제나 마음 속/깊은 골짝에 흐르고/꿈은 차라리 설운 가락/노래나 되어 돌아오는가//세상과 소란은/장바닥 먼지 함께/달빛에 젖어 잠들면//까마득하게 높은 하늘 위로/울음 삼키며, 새 한 마리/가만히 날아간다」고 노래하고 있다. 그의 제자인 이근배시인은 『고인의 시편은 「소설이 사회참여라면 시는 우주참여」라는 시관(詩觀)과 함께, 평생 한국적인 것과 모국어의 핏줄을 탐색했던 정신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동주시인의 조카 윤인석(尹仁石·42·성균관대 건축학과 교수)씨는 소장해오던 윤시인의 친필 시원고 「가슴2」 「야행」등을 최근 공개했다. 이는 윤시인이 19∼22세때 연희전문등을 다닐 당시 썼던 습작기의 작품들. 시인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은 듯 「X」표를 한 것들이 많고, 그간 원고 정리·출판과정에서 「가슴2」등의 제목은 기왕의 시집에 실리기도 했다. 윤인석씨는 『집안에서 보관해 왔으나 훼손 우려가 있어 사진자료로 발간키로 했다』고 밝혔다. 윤시인의 친필원고 150여점 등 자료는 8월 민음사에서 「사진판 윤동주 육필 시고(詩稿)전집」으로 나온다.<하종오 기자>하종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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