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생의 목표 마칠수 있게 돼 다행이죠”/한쪽눈 시력까지 잃으며 서양문학 이입史 정리/희수에 20년 작업 완성『평생의 목표로 세운 작업을 마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 현대 번역문학사 상·하」(을유문화사)를 펴낸 김병철(77·중앙대 명예교수)씨. 우리의 「서양문학 이입사(移入史)」 100년을 말끔히 정리한 두 권의 책은 희수(喜壽)의 노학자가 일궈낸 역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연구는 무한한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예컨대 「무기여 잘 있거라/헤밍웨이/김해동(번역)/법문사/1960년」등 이같은 단순한 사실을 표로 정리하기 위해 그는 숱한 밤을 새워가며 자료를 뒤져야 했다. 『「한국 세계문학 문헌서지 목록 총람」을 작성하기 위해 일본과 중국서 가져온 마이크로 필름을 보다가 무리를 해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학문의 제단에 눈을 바친 셈이지요』
그의 작업은 20여년 전부터 시작됐다. 『불혹의 나이가 되니까 외국문학의 번역만으로 삶을 마쳐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회고한 그는 75년 내놓은 첫번째 저서인 「한국 근대 번역문학사 연구」(을유문화사)를 시작으로 「서양 문학 이입사」연구를 새로운 과제로 선택했다. 「한국 근대 번역문화사연구」가 1885∼1950년, 5·6번째 저서인 「한국 현대 번역문학사 상·하」가 1950∼1985년 국내에서 번역된 서양문학작품을 총정리하고 있어 1세기에 걸친 「서양 문학 이입사」연구가 비로소 완성된 것이다.
『앞으로 「한국 근대 서양문학 이입사 연구」(제4권)의 현대편을 쓰고 싶습니다』 노학자의 열정은 아직도 뜨겁다.<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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