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착 신속 입체대응” 金 대통령 긴급 지시/공작원 상륙대비 전군경계령/청와대수시 상황체크하며 신중자세/통일부향후대북정책 우려표정 역력/외통부美와 긴밀연락 경위파악 주력청와대를 비롯한 정부 각부처는 22일 오후 북한잠수정 침투사건이 발생하자 사건의 돌발성에 놀라면서 이사건이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면밀히 저울질했다. 특히 국가안보조정회의(NSC)상임위는 심야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숙의했다.
▷청와대◁
청와대는 군작전에 만전을 기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북한의 진의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검토하느라 분주했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임동원(林東源) 외교안보 수석으로부터 첫보고를 받고 『침착, 신속, 입체적 대응』을 주문한 뒤 관계부처 장관을 소집토록 지시했다. 김대통령은 이어 천용택(千容宅) 장관을 수시로 불러 23일 새벽까지 잠수정의 예인 및 북한군의 상태를 보고받았다. 관계 장관들은 이날 밤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를 2시간 가까이 열어 이번사건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회의는 잠수정이 간첩침투용이라는 점을 중시, 사건의 파장이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잠수정이 훈련중 표류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본격적인 조사가 끝날 때까지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키로 했다.
청와대는 잠수정사건을 예기치 않은 상황이라고 보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김대통령이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를 요청하고 정주영(鄭周永) 현 대명예회장의 방북허용 등 북한에 대한 햇볕정책을 본격화하려는 시점에서 사건이 발생한 데 대해 곤혹스러워 하는 표정이다.
▷총리실◁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도 천장관으로부터 상황을 보고받은 뒤 철저하고 완벽한 작전수행을 지시했다. 시내에서 저녁식사 도중 보고를 받은 김총리서리는 『철저하고 빈틈없이 예인작전을 수립하고 종합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라』라고 지시한뒤 총리실에는 안보관련 관계자들의 비상근무 등을 지시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북한잠수정이 공해상에서 훈련을 하다 그물에 걸려 우리 영해로 들어오게 됐는지 아니면 우리 영해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그물에 걸렸는지 등이 중요한 변수』라며 『그러나 이번 사건도 96년 9월 잠수함침투사건의 경우처럼 침투훈련과정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방부◁
국방부는 오후 4시33분께 상황 발생 직후 통합방위본부장인 김진호(金辰浩) 합참의장이 국방부내 지하벙커의 전시상황실에 도착, 상황을 보고 받고 작전을 진두지휘했다. 이어 천용택(千容宅) 국방부장관을 비롯한 수뇌부가 속속 상황실에 도착, 국방부는 일순 전시상황을 방불하는 긴장에 휩싸였다.
합동참모본부는 또 상황을 전군에 동시 전파하는 한편, 김의장과 정보본부장 작전본부장 등으로 구성된 위기조치 대응반을 가동했다.합참은 또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전군의 주요지휘관에게 근무지 사수를 지시하고 표류 잠수정에서 공작원이 내륙으로 상륙했을 가능성에도 대비, 이날 오후 5시를 기해 전군에 경계령을 하달했다.
▷통일부◁
통일부는 남북관계와 새 정부 대북정책 방향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면서도 사태의 진상을 일단 지켜본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일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을 우려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통일부 실·국장들은 이날 저녁 정세현(丁世鉉) 차관의 사무실에 모여 북한측의 의도와 남북관계의 전망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는 잠수정 소식이 전해지자 대북문제를 담당하는 외교정책실과 북미국을 중심으로 정확한 진상파악에 우선 착수했다. 북미국은 주한 미 대사관과 주한미군쪽에 연락을 취하며 사건경위를 파악하는데 주력했다.
박정수(朴定洙) 장관은 저녁 한남동 공관에서 외빈을 접견하던 중 이같은 사실을 보고받고 북미국에 정확한 사태파악을 지시하고, 관련 사실을 주요국 재외공관에 알려 우방들이 사태진전 상황을 알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독려했다.<유승우·정덕상·이영섭 기자>유승우·정덕상·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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