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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개발 가시화”/오늘 귀환 정주영 회장 보따리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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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개발 가시화”/오늘 귀환 정주영 회장 보따리 궁금

입력
1998.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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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항 자유무역지대·화력발전소/자동차합작 등 4개 프로젝트 추진/경원선 복구 北군부 반대로 난항정주영(鄭周永) 현대 명예회장의 방북보따리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정명예회장은 23일 귀환하지만 북한내 정확한 궤적은 아직 베일에 싸여있다. 북한방송에 따르면 정명예회장은 방북기간의 절반이 넘는 4일을 평양에 머물렀고, 20일과 21일에는 각각 금강산과 원산을 방문했다. 정명예회장의 방북일정은 북한 고위당국자와의 협의와 현장답사를 통한 구체적인 협력가능성 확인의 수순으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보따리의 내용은 현대가 그동안 진행해 온 대북프로젝트를 통해 짐작해볼 수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현대의 프로젝트는 4개. 현대측은 그룹의 숙원사업이었던 정명예회장의 방북을 해결하기 위해 모그룹과 제휴관계를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모그룹이 91년 김일성(金日成) 주석과 합의한 사항은 금강산개발, 원산항 자유무역지대 개발, 화력발전소 건설, 자동차합작공장 설립 등. 이들 사업권은 김주석의 유훈사업이라는 무게가 실린 상태에서 현대그룹에 넘어왔다는게 경협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재계에서는 이 대목을 89년 정회장의 방북이후 공식적인 대북팀조차 없는 현대가 총수방북에 성공한 배경으로 꼽고 있다. 현대측은 이에 따라 4개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외자 1,500만달러 등 총 3,000만달러를 투자하는 투자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의 프로젝트가운데 가장 먼저 가시화할 것은 금강산개발. 현대 관계자는 『선박접안시설 레저관광시설 숙박시설 등 개발계획을 북한측과 공동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이미 금강산 일대를 자연경승관광 휴양관광 산악관광 등 3개 지역으로 나눠 개발키로 합의한 상태다.

이에 함께 현대는 북한에 호텔이 부족한 점을 감안, 현대상선이 숙박용으로 크루즈선(유람선)을 운행할 계획이다. 총석정 인근의 장전항을 확충해 선박접안시설을 마련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고, 성우리조트를 운영중인 정순영(鄭順永) 성우 회장을 통해 골프장 스키장을 포함한 리조트건설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합작공장의 설립은 정몽규(鄭夢圭) 현대자동차 회장의 언급으로 공식화한 상태이고, 원산자유무역지대 개발은 원산수리조선소를 통해 양측이 사회간접자본 확충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원선 복구, 화력발전소 개발은 당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원칙적인 합의 수준에 머문 것으로 보인다. 북한측은 신포 원전건설이 오래 걸리는 만큼 그동안 전력난을 타개를 위해 화력발전소 건설을 현대와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는 이를 위해 김윤규(金潤圭) 건설 부사장이 북한측과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화력발전소는 북한의 군사용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측과의 사전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경원선 복구문제는 북한이 원산­ 금강산의 철로를 복원한데 이어 휴전선을 관통하는 물류문제 해결의 관점에서 접근가능한 프로젝트다. 경원선이 복구될 경우 금강산은 물론 원산을 거쳐 자유무역지대인 나진 선봉지역으로 연결, 물류문제를 일거에 해결하는 의미가 있지만 북측 군부의 반대로 난항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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