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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7개면 숫자가 달라졌을까/놀면서 배우는 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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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7개면 숫자가 달라졌을까/놀면서 배우는 수학

입력
1998.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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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진법·12진법의 역사는…/0이 없었다면 어떤 일이?골치아픈 수학을 재미있게 공부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숫자와 공식으로 보이는 수학은 사실 물건을 사고파는 등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입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경수초등학교 한민호선생님으로부터 재미있는 숫자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원시인들은 돌멩이를 이용, 1, 2까지 세고 그보다 많은 숫자는 모두 「많다」고 불렀답니다.

그 다음에 손가락 열 개를 사용해서 열 까지 셀수 있게 됐는데 이렇게 열 개의 숫자를 기본으로 해서 수를 표기하는 방법을 십진법이라고 부릅니다. 12개를 기본으로 하는 12진법, 60개를 기본으로 하는 60진법을 쓰는 사람들도 있었답니다. 요즘 수학은 십진법을 기본으로 하지만 1년이 12개월, 1시간이 60분하는 식으로 12진법과 60진법도 우리 생활에 남아 있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큰 숫자를 표기하는데 불편을 많이 겪었는데 이러한 어려움은 자리값이란 개념을 도입하면서 해결이 됐습니다. 자리값이란 같은 숫자라도 위치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는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22에서 왼쪽의 2는 20, 오른 쪽의 2는 그냥 2가 되는 것이죠. 위치에 따라 숫자의 크기가 달라지는 개념은 바빌로니아에서 가장 먼저 쓰였다고 합니다. 바빌로니아사람들은 60진법을 쓰면서 숫자를 V모양의 쐐기문자로 나타냈는데 1은 V, 2는 VV, 3은 VVV로 표기했어요. 물고기 61마리를 표시하려면 십진법에서처럼 (10×6)+1이 아니라 (60×1)+1로 표기한답니다. 60도 V로 표기하고 1도 V로 표시했는데 이때 60과 1을 구분하기 위해 V과 V사이를 한 칸 떼어 V V식으로 나타낸 것이 최초의 자리값 발명이랍니다. 두칸 떼어 V V라면 어떤 숫자일까요. 한칸씩 왼쪽으로 옮겨갈수록 60의 제곱이 되니까 왼쪽의 V는 3600, 오른쪽의 V는 1이 되어 3601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문제가 많았어요. 칸을 두 칸 떼었는지 세 칸 떼었는지 헷갈리는 경우가 많았으니까요. 손님이 도토리를 61개 주문했는데 상인이 3,601개를 주는 경우도 종종 일어났겠죠. 인도사람들은 바로 바빌로니아사람들이 빈 칸으로 남겨둔 부분에 0을 써넣음으로써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11과 101을 구분 못하는 일은 없으니까요. 제일 빨리 사용하게 된 숫자가 1이라면 0은 가장 나중에 발명됐고 가장 어려운 숫자이기도 합니다. 0은 자리를 나타내는 역할 외에도 「하나도 없다」는 의미, 100m달리기의 기준점처럼 모든 수의 기초가 되는 역할까지 하는 아주 중요한 숫자입니다.

▷활용◁

손가락이 7개라면 사과 8개를 어떻게 표시할까요. 세상에서 0이라는 숫자가 갑자기 사라진다면 어떤 혼란이 벌어질지 한번 상상해 봅시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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