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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베리 쇼핑/조재용 논설위원(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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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베리 쇼핑/조재용 논설위원(지평선)

입력
1998.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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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 교외의 「우드베리」아울렛. 마치코 다케나카(25)는 스스로를 「오피스 레이디」라고 소개했다. 그는 전날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 「캣츠」를 관람한뒤 이날 오후에는 뉴욕 프로야구팀 메츠의 경기를 보기로 하고 그 사이 이곳에서 쇼핑에 한창이다. 마치코양이 찾는 물건들은 여느 일본 관광객들과 다르지 않다. 구치, 베르사체, 막스 마라, 프라다, 랄프 로렌 등 세계 최고급 브랜드의 의류와 핸드백 등이다.■우드베리 아울렛은 뉴욕시에서 자동차로 한시간 정도 북쪽 계곡지대에 위치한 대형 할인 쇼핑지역이다. 주변에 집 한채 없는 광활한 계곡에 220여개의 할인 매장들이 빽빽하다. 장난감에서 오디오까지 없는 것이 없는데, 한가지 공통점은 모두가 세계적인 고가 브랜드 제품들이라는 것이다. 정작 토박이 뉴욕시민들은 이 아울렛을 잘 모른다. 이곳의 최대고객은 일본관광객들이다. 구치 매장의 경우 연매출의 60%, 막스 마라는 40%가 일본인들이 올려주는 실적이다.

■마치코양을 예로 든 쇼핑이야기는 며칠전 뉴욕 타임스에 실린 사회면 머리기사다. 그 기사는 일본이 엔화 하락 등 경제난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드베리가 관광의 필수코스로 일본인들을 사로잡는 것은 물건값이 일본의 절반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같은 현상은 일본정부가 경쟁시스템을 도입하고 행정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메시지라고 주장했다. 이는 바로 일본경제를 보는 미국정부의 시각 그대로이다.

■우드베리 아울렛은 우리나라 관광객사이에도 인기가 높다. 외국여행 러시가 한창이던 지난해까지만 해도 뉴욕을 찾은 한국 관광객들중 상당수는 반드시 이 곳에 들러 가곤 했다. 유명 고가 브랜드에 집착하는 쇼핑성향이나 국내보다 싼 물건 값 등이 모두 일본관광객의 경우와 같았다고 할 수 있다. 우드베리는 가격경쟁력이 국경을 허무는, 소위 세계화의 한 현장일 수 있다. IMF체제의 와중인 지금 우리로서야 거품의 현장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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