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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 살빼기는 ‘요요현상’ 초래(다이어트의 허와 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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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 살빼기는 ‘요요현상’ 초래(다이어트의 허와 실:8)

입력
1998.06.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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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분만 빠지고 지방 더 생겨/곧바로 다시 살찌는 악순환/일주일 0.5∼1㎏감량이 적당「요요」라는 장난감은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도 재미있다. 요요는 내려갔다 올라갔다 하는 움직임이 반복되는 단순한 놀이기구인데 그런 요요를 보면 비만클리닉을 찾는 많은 환자들이 떠오른다.

여대생 김모(24)씨. 키 162㎝, 체중 82㎏으로 예쁜 옷은 그림의 떡일 수밖에 없어 매일 청바지에 박스형 티셔츠가 고작이었다. 그는 뜻대로 살이 빠지지 않자 조급한 생각에 단식원에 들어갔다. 10일을 지냈더니 체중이 7㎏가량 줄었다. 그러나 한 달이 못가서 그나마 빠진 7㎏보다 더 많은 10㎏의 체중이 늘었다. 단식으로 어렵게 뺀 살이 어떻게 고스란히 다시 찔 수 있을까.

단식하는 동안 먹고 싶은 것을 참고 지냈더니 그에 대한 반동으로 식욕이 더 생겨 자신도 모르게 먹을 것을 절제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구속과 억압 뒤에 나타나는 일종의 자유를 향한 반란이었다. 얼마간의 무절제한 기간이 흐른 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당시 유행하는 포도다이어트를 시작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마음은 점점 조급해졌다. 짧은 시간에 살을 많이 뺄 수 있다는 반창고다이어트, 살 빠지는 속옷, 이뇨제 복용등 온갖 방법을 다 시도했다.

방법은 다양했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다이어트를 할 당시에는 살이 빠지는 것같았지만 끝내고 나면 체중이 다시 늘어나는 것이었다. 마치 몸에 요요가 달린 것처럼 살이 쑥 빠지는 것같다가 다시 늘어나기를 반복했다. 생각해보니 요요현상이 적어도 열 번은 되는 것같았다.

장난감 요요는 많이 할수록 재미있지만 살빼기의 요요현상은 횟수가 많을수록 해롭다. 체내에 들어오는 에너지가 갑자기 줄었을 때 우리 몸은 스스로를 지탱하고 에너지를 보존하려는 성향이 강해진다. 이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면 에너지를 체내에 비축하는 기능이 탁월해진다. 마치 외환이 고갈된 후 온 국민이 총동원돼 외화를 아끼려고 하는 것처럼 자구책을 강구하는 것이다.

다이어트를 하면 체중이 쑥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몸 속의 수분이 빠져나가 체중이 줄어든 것이다. 다시 체중이 늘어날 때는 비축된 에너지가 체내 지방으로 변하게 된다. 즉 살을 빨리 빼려고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물만 빠지고 지방이 더 많이 생기는 악순환이 초래된 것이다.

요요현상은 비만치료를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이런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속성 살빼기는 금해야 한다. 체중조절은 1주일에 0.5∼1㎏의 속도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요요처럼 빼지 말고 계단식으로 견고하게 빼야 한다. 빨리 뜨거워진 냄비가 빨리 식는 것처럼 빨리 뺀 살은 반사적으로 빨리 찐다. 체중조절은 이처럼 감량속도보다 조금씩 살을 뺀채로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체중조절은 100m달리기가 아니라 마라톤처럼 해야 한다.

살을 빨리 빼면서 음식을 골고루 먹지 않으면 겉으로는 체중이 빠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속빈 강정처럼 뼈나 근육에서 영양분이 소실돼 불안전한 상태가 된다. 요즘의 주가나 환율은 요요처럼 내린 것은 다시 오르고, 오른 것은 내렸으면 좋겠지만 살빼기만은 절대 요요를 닮아서는 안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박혜순 울산대 의대교수·서울중앙병원 비만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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