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라/네덜란드와 악몽 90분 05 ‘마르세유의 치욕’/바닥부터 재출발해야 ‘2002년 희망’ 기약 가능21일 새벽 프랑스 마르세유에서 한국축구는 무덤으로 향했다. 월드컵 5회출전과 「아시아축구의 맹주」라는 자긍심도 함께 땅속에 파묻혔다.
새벽잠을 설치며 한국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했던 국민들이 통탄하고 분노한 것은 그들이 16강진출에 실패했고 1승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 아니다. 정신력에서 무너졌고 투지에서 패했고 조직력이 와해됐기 때문이다. 백태클 퇴장을 걱정해 몸한번 제대로 날리지 못한 전술부재의 원시축구를 구사한 탓이다.<관련기사 11·13·23면>관련기사>
86년 멕시코고원에서 아르헨티나와 격돌했을때나 94년 미국 댈러스에서 세계최강 독일과 싸웠을 때도 그들은 패했다. 하지만 국민들은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에 감동했고 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어제의 모습에서 감동은 없었다. 최선을 다했다고 격려해 줄 수도 없을 만큼 그들은 나약했다. 경제위기속에서 국민들의 사기를 올려주기를 바랐던 희망이 얼마나 감상적이었나를 반성해본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월드컵은 계속되고 우리에게는 2002년 이있기 때문이다.
차기 월드컵을 대비해야 한다. 우리 앞마당에서 또다시 이같은 허약함을 보여줄수는 없다. 더욱이 2002년 대회는 월드컵 사상 최초로 일본과 공동으로 개최한다.
한국의 참패가 더욱 비참해 보이는 것은 공동개최국 일본의 선전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와 선전끝에 01로 패했던 일본은 20일 저녁 크로아티아를 압도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더 많이 잡았으나 노련한 수케르에게 한골을 내줘 아깝게 01로 패했다.
한국과 같은 2패지만 내용이 다르다. 일본은 칭찬받을 만한 축구를 했다. 과거 그들은 한국앞에만 서면 무척 작았다. 그러자 지난 십수년간 유소년 축구를 집중 육성했다. 공을 차는 선수는 늘어만 갔고 지난해 현재 축구팀은 2만8,873개에 등록선수만 88만4,369명. 534개팀에 등록선수 1만3,730명의 한국축구가 질 수 밖에 없는 수치다.
유소년 선수육성과 함께 치밀한 계획을 세워 프로리그도 활성화했다. 결국 과학적인 대책과 생각하는 축구로 세계무대에서 나서 한국보다 위에 섰고 패하고도 박수를 받았다.
2002년까지는 불과 4년이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우리에게는 100년의 축구역사를 통해 터득한 경험이 있고 국민들의 관심과 성원이 있다. 무덤속에 들어간 98년 한국축구를 잊어버리고 이제는 재정비해야 할 때다.
단기적으로는 4년뒤 서울에서 개막할 2002년 월드컵을 대비, 「대표팀 전력 강화위원회」를 상설 운영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유소년, 학교, 실업축구는 물론 프로축구의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번대회 출전국 가운데 가장 낙후된 시설과 경기장등 축구환경부터 개선해야 한다. 선수와 코칭스태프에게만 돌을 던질수는 없다.<전상돈 체육부장 직대>전상돈>
◎차범근 감독 전격 경질/김평석 코치 대행체제로
【파리=권기팔 기자】 차범근 월드컵대표팀 감독(45)이 전격 경질됐다.
대한축구협회는 21일(이하 한국시간) 『차범근 감독이 네덜란드전 참패 책임을 지고 자진 사의를 표명, 이를 수용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이날 밤 9시 선수단 숙소인 파리근교 노보텔 생컹텡 호텔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감독 교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차감독이 이에 앞서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혀 자진 사퇴 형식으로 사령탑 경질 문제를 마무리지었다. 한편 협회는 김평석 코치에게 지휘권을 넘겨 25일 벨기에와의 3차전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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