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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금융·核확산 등 해법 관심/클린턴 25일 중국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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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금융·核확산 등 해법 관심/클린턴 25일 중국방문

입력
1998.06.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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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9년만의 정상방문 ‘슈퍼파워 보듬기’/中 ‘미국내 중국붐’ 등 이미지 개선에 비중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25일(미국시간)부터 8박 9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미 대통령으로서는 89년 조지 부시 전대통령 이래 9년여만에 이루어지는 중국 나들이다. 미국과 중국은 21세기를 코 앞에 둔 새로운 국제환경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하게 다져나갈 필요성을 함께 느끼고 있다. 클린턴 방중외교의 현안과 양국의 입장을 살펴본다.

■미국입장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방문에서 미국이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현안은 별로 없다. 지난해 10월에 이뤄진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방문에 대한 답방 형식인 이번 방중의 주제도 그때 맺어진 「건설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재확인이다.

크게 보면 미국으로서는 21세기의 「슈퍼 파워」로 등장할 중국을 고립시키기 보다는 연계(engagement)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이나 국제질서의 안정에 도움이 된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아시아 지역의 안정과 관련해 최근의 인도·파키스탄 핵무장 경쟁, 한반도 문제, 대만문제 등을 거론할 예정이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북한이 계속 핵동결을 유지하면서 4자회담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또 중국측에 대량파괴무기의 확산 방지를 위해 미사일 기술의 대외수출을 자제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관심을 끌고 있는 인권문제는 여전히 양국간의 견해차이가 큰 「뜨거운 감자」다. 중국측이 어느 정도 받아들일 지는 미지수이나 정치범의 석방, 티베트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 종교의 자유보장등을 강력한 톤으로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의 방중은 국내의 일부 반발을 샀다. 96년 대선과정에서 중국계 자금의 민주당 유입, 민주당에 가까운 미 기업의 대중국 미사일 기술 수출 의혹 등을 걸어 의회에서는 클린턴 대통령의 방중연기 결의안을 통과한 바 있다. 인권단체들은 천안문광장에서의 공식 환영식을 거부하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방중을 선택한 것은 미국내에 「중국 포옹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크다. 경제적으로는 500억달러가 넘는 미국의 대중 무역역조 문제가 거론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은 위안화를 절하하지 않는 데서 오는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영구적인 최혜국대우(MFN) 지위 요청으로 맞대응 할 것으로 보인다.<워싱턴=신재민 특파원>

■중국입장

중국은 클린턴의 방중을 계기로 무엇보다 막강해진 「슈퍼 파워」의 위상을 전세계에 과시한다는 생각이다. 또 89년 천안문사태 이후 인권문제 등에서 비난을 받은 중국의 이미지를 새롭게 교정할 호기로 보고 있다.

중·미관계는 현재 큰 현안이 없는 「파란 불」이다. 대만문제, 인권, 500억달러의 무역역조, 핵비확산체제 구축 등의 문제가 있지만 양국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향하는 대세를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지는 못한다.

중국 외교부측도 클린턴 대통령의 방중에 대해 『구체적 성과를 기대하기 보다 상징적 의미가 큰 정치적 방문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클린턴의 방중은 당초 11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될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과 맞물려 있었다. 그러나 중국측은 클린턴의 조기방문을 요청했고 미국이 아시아 금융위기와 인도·파키스탄 핵실험 등에서 나타난 중국의 국제정치학적 무게를 감안, 이를 받아들였다는 게 외교가 분석이다. 미국은 세계 전략상 싫든 좋든,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중국을 껴안지 않으면 안된다고 판단, 국내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클린턴 대통령의 조기 방중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중국정부는 또 클린턴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미국내 「중국붐」을 조성한다는 의도도 갖고 있다.

중국당국은 왕단(王丹)등 중국내 반체제 인사를 석방하는 등 미국의 인권요구를 들어주고 미 종교지도자를 초청, 티베트를 여행하도록 하는 등 여유를 보였다. 클린턴의 방중일정이 의외로 긴데다 1,500여 수행원을 거느리고 베이징(北京)은 물론 시안(西安), 상하이(上海), 기린(桂林), 홍콩 등 여러 곳을 방문하는 것도 중국을 미국에 제대로 알리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클린턴이 3박 4일간 머무는 베이징에서 장쩌민(江澤民), 주룽지(朱鎔基) 등 정치지도자들과 만나는 것 외에 충원먼(崇文門)교회 예배, 중·미관계에 관한 베이징 대학연설 등이 잡혀있는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중국 표정/1,500명 매머드급 방문단 맞을 준비 분주

1,500여 공식·비공식 수행원을 4대의 점보기에 싣고 오는 클린턴을 맞는 중국의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제일 주목을 받는 곳은 공식 환영행사가 있을 천안문(天安門)광장과 숙소인 띠아위타이(釣魚台)국빈관. 중국은 천안문 환영행사에서 89년에 얼룩진 이곳의 유혈을 대내외에 씻는다는 계산이다.

클린턴의 숙소로 사용될 베이징 교외 띠아위타이 국빈관은 15만평. 21개의 누각이 있는데 18호각은 외국 국가원수 전용숙소다. 클린턴이 중국방문 첫발을 디딜 한(漢) 수(隨) 당(唐)의 도읍이었던 시안(西安)시당국은 「황제」와 같은 장엄한 입성식을 준비하고 있다. 성을 둘러싼 해자 위에 구름다리를 건설했고 성벽에는 붉은 등들이 내걸리며 황실음악이 울려 퍼진다. 중국당국은 서점가에 나돌던 클린턴 성추문과 미국 비난 서적들도 모두 철거했다. 상하이의 한 여학교는 클린턴에게 색소폰 실력을 과시할 기회를 선사할 예정이다.<베이징=송대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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