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제(金滿堤) 전 포철 회장의 한국전력 국제담당 상임고문 위촉문제가 우여곡절끝에 「없던 일」로 됐다.표면적 이유는 16일 위촉사실이 발표된 후 김전회장이 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와의 불편한 관계를 십분 헤아려 스스로 철회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다소 긴 사연이 숨어 있다. 김전회장의 발탁에 한전 장영식(張榮植) 사장과의 「돈독한」 개인적 관계가 작용했다는 것은 알려진 대로다.
그러나 실제로는 장사장이 취임직후 한전을 거머쥐고 있던 대구·경북(TK)인맥인 「태백회」에 대한 해체성 인사를 단행하면서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TK출신인 김전회장을 발탁했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데 장사장이 박총재와의 관계 등이 걸려 있는 이 문제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사전보고하지 않고 처리했다는 점이 결국 화근이 됐다. 김대통령이 사전에 알았다면 지난 대선때 미국등에서 「DJ 불가론」을 외치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김전회장의 발탁에 제동을 걸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박총재가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던 데에는 김전회장과의 악연에도 이유가 있지만 김전회장의 「충성도」를 더욱 문제 삼았다는 후문이다.
미국에서 귀국후 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김대통령은 이미 「엎질러진 물」로 보고 이강래(李康來) 정무수석을 박총재에게 보내 양해를 구했고 장사장의 동생인 국민회의 장재식(張在植) 의원도 남모르게 뛰었다.
또 한전고문으로 발탁되기 전부터 김전회장의 포철고문 복귀설이 나돌자 경위를 따져봤던 박총재도 김대통령등의 「진의」를 파악한 후 『그럴 수도 있겠지』라며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김전회장은 저간의 사정을 알고 스스로 문제를 풀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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