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상태 여부 시청자에 고지/일부선 수달 사망원인 규명 요구KBS가 「수달」 파문을 계기로 자연다큐멘터리 제작지침을 만든다. KBS는 19일 자연상태가 아닌 사육상태의 수달을 이용, 촬영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은 「일요스페셜자연다큐멘터리 수달」(5월24일 방송·연출 신동만)을 계기로 자연다큐멘터리의 작위적 촬영 허용범위등을 규정한 「자연다큐멘터리 제작지침」(가칭)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KBS관계자는 『「수달」의 경우 인위적 환경에서 촬영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잘못이 있었다』며 「호랑이를 촬영할 때에는 반경 3㎞ 범위에서 인위적 촬영환경을 꾸밀 수 있다」와 같은 구체적 제작지침을 마련, 자연다큐멘터리의 제작기준으로 활용하고 방영할 때에도 자연상태와 인위적 제작환경 여부를 알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침은 국내외 방송사로서는 처음 만드는 것으로 지침이 마련될 경우 다른 방송사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에 대해 EBS 자연다큐멘터리팀의 한 PD는 인위적 촬영의 전제조건으로 △갇혀 있는 동물이 그 사실을 몰라야 한다 △자연상태와 다른 왜곡된 환경을 조성하면 안된다 △주인공동물에 어떠한 피해도 가서는 안된다등 3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조류나 포유류같은 고등동물은 인위적으로 촬영할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양서류 파충류등 하등동물이나 식물은 자연상태에서의 정교한 화면 확보가 불가능할 경우 스튜디오같은 인위적 환경에서 촬영하는 것은 외국에서도 용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 전문프로덕션 다큐서울의 정수웅대표는 『3년여전 일본 TBS방송사가 내보낸 다큐멘터리의 조작사실이 밝혀져 사장이 사임한 사례가 있다』며 『자연다큐멘터리에서 주인공동물이 죽었다는 것은 큰 사건이므로 수달이 정말 자연사한 것인지, 인위적 촬영환경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사인인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달」은 KBS제작팀이 지난 해 여름 강원 인제군 내린천에서 발견한 생후 3개월된 수달남매 「달식」과 「달미」가 정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기록한것으로 「달미」가 죽자 「달식」이 낙엽으로 몸을 덮어주는 장면을 포착, 방송해 큰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17일 KBS TV1국의 자체조사결과 야생수달이 아닌, 인근 주민들이 보호하고 있던 수달 한 쌍을 끌고와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에는 수달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1,000여만원을 들여 1㎞ 짜리 펜스를 설치했으나 이 사실도 시청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KBS는 21일 정규프로그램을 통해 사과방송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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