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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처음부터 고유상표 사용(이유재 교수의 마케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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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처음부터 고유상표 사용(이유재 교수의 마케팅이야기)

입력
199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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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이익 노린 OEM1955년 소니가 트랜지스터 라디오를 미국시장에 판매하고자 할 때의 일이다. 소니는 불로바사로부터 10만대를 구입하겠다는 주문을 받았다. 그러나 라디오를 불로바 브랜드로 판다는 조건이었다. 10만대라는 주문량은 당시 소니에게 엄청난 숫자였으나 소니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이것은 장기적으로 소니를 강력한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용감한 결정이었다.

불로바사는 50여년에 걸쳐 쌓아올린 불로바 브랜드를 쓰지 않고 무명의 소니 브랜드로 판매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소니 창업자중 한명으로 뛰어난 마케팅 감각을 지닌 모리타는 다음과 같이 답했다고 한다. 『50년전에는 귀사 브랜드도 현재 소니와 마찬가지로 무명이나 다름 없었다. 우리는 50년의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50년 후에는 현재의 당신 회사처럼 유명해질 것이다』

이로부터 40여년이 지난 현재 소니는 모리타의 예측대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랜드로 성장했다. 브랜드 전문회사인 인터브랜드그룹이 평가한 97년 세계 20대 브랜드명단에 소니가 6위에 올라있고 그 가치는 146억달러에 달한다. 그러나 불로바 브랜드는 이 명단에 들어 있지 않다. 50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소니는 불로바를 훨씬 능가하는 파워브랜드가 된 셈이다.

결국 쉬운 쪽을 택하지 않은 소니의 용기있는 결정이 오늘을 있게 한 셈이다. 모리타는 그의 저서 「메이드 인 저팬」에서 말하고 있다. 『브랜드는 기업의 생명이며, 많은 난관을 무릅쓰고 지켜야 할 것이다. 책임지고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소니의 역대 최고 경영자는 브랜드가 중요한 자산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지속적인 투자를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기업들은 단기 영업실적에 얽매여 장기적 시장기반인 브랜드 가치를 등한히 해 왔다. 국가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해외수출의 많은 부분이 주문자 상표부착(OEM)방식에 의존하고 있다. 고유 브랜드 개발보다는 엄청난 로열티를 지불하고 외국 유명브랜드를 무차별로 도입하거나 라이선스 생산에 치중했다.

또 고유 브랜드가 있더라도 이미지 구축에 대한 장기투자는 인색했다. 이렇게 단기이익만을 추구하는 방식으로는 국경없는 무한경쟁시대에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 기업에게도 소니와 같은 용기있는 결정과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서울대 경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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