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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低방어 전격 개입은/하시모토의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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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低방어 전격 개입은/하시모토의 작전?

입력
199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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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식시장 동요 등 맞춰 경고·설득 양면전략/‘세제개혁’ 양보 최종타결미국 주식시장이 아시아 위기 재연 우려로 흔들리고 미 의회가 행정부의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한 절묘한 타이밍. 뉴욕시장이 열리기를 기다려 런던시장부터 치고 들어간 목표 선정. 로렌스 서머스 미 재무부 부장관의 방일, 선진7개국(G7) 재무차관 회담 등 빈틈없는 무대장치.

엔저 흐름을 일시에 돌린 미일 양국의 전격적인 협조개입은 효과 극대화를 위한 일본측의 치밀한 사전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극비 작전의 주역은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대장성 재무관.

엔화가 달러당 140엔선을 돌파하고 닛케이(日經) 평균주가도 1만 5,000엔대가 붕괴한 12일 저녁. 하시모토총리는 사카키바라 재무관을 조용히 국회 장관실로 불렀다. 『이대로 있다가는 미국과 일본 모두가 엔저를 용인하고 있다고 시장이 여기게 된다. 미국과의 협조개입을 진지하게 추진해 달라』

극비 명령을 받은 사카키바라 재무관은 즉각 행동에 착수했다. 그는 이날 자정을 넘기며 대장성 집무실에서 전화로 미국 설득에 나섰다. 95년 대규모 협조개입으로 초엔고를 잠재운 「미스터 엔(사카키바라의 별명)」의 솜씨는 녹슬지 않았다. 4월의 단독개입 실패를 계기로 미국 설득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었다. 기회있을 때마다 「미국의 주가는 거품」이라는 경고와 「엔저는 미국에도 마이너스」라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때를 기다려 온 참이었다.

미국측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러나 날짜를 넘기면서 미국은 조건부 수용으로 후퇴했다. 미국측의 조건은 두 가지. 금융기관 불량채권 처리 방안을 분명하게 밝히고 영구 감세를 실시하라는 것이었다. 불량채권 처리 문제는 이미 버밍엄 G7정상회담에서 하시모토 총리가 국제적으로 공약한 것이어서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영구 감세는 재원 문제가 얽혀 있어 협의가 난항을 거듭했다. 결국 하시모토 총리가 빌 클린턴 미 대통령에게 「법인세와 소득세 등 세제 개혁 착수」를 표명하는 선으로 낙착됐다.<도쿄=황영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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