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8월은 각급학교의 여름방학에 힘입은 극장가의 대목. 올해도 예외없이 할리우드의 오락영화들이 판을 휘어잡을 전망이다. 그런 가운데 「여고괴담」이 한국영화로는 유일하게 흥행에서 직배 대작영화와 경쟁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100만명(서울 40만명) 가까운 관객을 동원한 「여고괴담」은 여전히 평일 관객 1만명, 주말관객 6만명을 웃돌고 있어 올 최고 흥행작 「편지」(서울관객 80만여명)의 흥행성적을 넘어설 듯하다.「여고괴담」의 이러한 흥행열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기 위해 강우석 감독의 신작 「생과부 위자료 청구소송」이 개봉을 연기, 극장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당초 7월17일 개봉하려 했던 「생과부…」는 흥행 보증수표인 강우석 감독이 기획단계부터 심혈을 기울여 만든 작품. 강감독은 『올해 최고의 흥행작을 만들겠다』는 야심을 갖고 안성기 문성근 심혜진 황신혜등 우리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들을 모두 끌어들였고 최근 영화를 완성했다.
그러나 강감독은 『만약 「생과부…」가 예정대로 개봉된다면 「여고괴담」은 서울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극장사정에 커다란 어려움을 겪어야 한다. 모처럼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여고괴담」을 위해 「생과부…」의 개봉을 2주 연기한다』고 밝혔다. 물론 그 이면에는 강우석씨가 「여고괴담」의 제작과 배급에 일부 관여한 인연도 있다. 그래도 대목에 자신이 감독한 영화를 2주일나 미룬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결정. 개봉시기를 영화의 질만큼 중시하는 영화계에서 볼 때 파격적이기까지 하다. IMF시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사이에서 분투하고 있는 한국영화는 이런 연대정신때문에 앞날이 밝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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