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직배사 ‘해도 너무한다’/고질라·아마겟돈 위세업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직배사 ‘해도 너무한다’/고질라·아마겟돈 위세업고

입력
1998.06.19 00:00
0 0

◎끼워팔기·상영기간 강요 등 국내극장 ‘숨통 조이기’「골리앗」직배사와 「모래알」극장. 해마다 여름극장가를 석권해온 미국영화직배사들이 국내 극장들의 약점을 이용,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각각 27일과 7월3일 개봉하는 할리우드의 야심작「고질라(Godzilla)」(콜럼비아 트라이스타)와 「아마겟돈(Armageddon)」(월트 디즈니)은 끼워팔기, 상영기간강요, 조기 대금회수등 전례없는 조건을 극장측에 요구하고 있다.

콜럼비아사는 「고질라」를 입장객수와 관계없이 8주간 상영하고, 종영 후 30∼45일 사이에 지불하던 결제대금도 매달 정산하며, 극장부도를 대비해 백지어음 3장을 작성할 것을 요구했다. 조기 대금회수와 백지어음 작성은 극장측의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철회한 상태. 또 월트 디즈니는 「아마겟돈」의 상영권을 준다는 조건으로 자사작품 「호스 위스퍼러」를 1주일 추가 상영토록 코아아트홀에 강요했으며 콜럼비아는 단성사가 「이보다 더 좋을 순없다」연장요청을 거부하자 「고질라」를 주지 않았다. 「사랑은 다 괜찮아」「파리의 늑대인간」도 끼워팔기를 했다. 직배사들은 이에 대해 『극장에 끌려다니는 한국의 영화유통구조 자체가 잘못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평론가들은 오히려 이번 작품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양사가 경제력을 앞세운 물량공세를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개봉된 「고질라」는 「규모 키우기」에만 치중, 「어린이용」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개봉 4주째에 접어드는 14일 현재 미국에서 흥행성적이 5위로 떨어져 아직까지 제작비(1억6,000만 달러)도 못 건진 상태. 롤랜드 에머리히가 감독한 이 영화는 핵실험결과로 태어난 기형공룡 고질라가 뉴욕에 상륙, 도심을 폐허로 만드는 내용. 「쥬라기공원」을 연상시키지만 과학적인 설득력이 없고 「타이타닉」의 거대함에 도전하지만 드라마틱한 요소가 안보인다. 「아마겟돈」은 지구로 돌진하는 혜성, 핵무기로 폭파하러 떠나는 과정, 폭파팀이 임무수행에 실패하지만 자신들이 희생해 지구를 구한다는 결론이 모두 상영중인 「딥 임팩트」와 유사하다.

그런데도 직배사들이 큰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극장들이 「만에 하나 터질 지 모르는 대박에 대비해 나만 빠지면 손해」라는 생각에서 달려들기 때문이다. 고질라와 아마겟돈이 서울시내 주요극장 스크린 100여개중 90%를 점거하는 초유의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극장주는 『이처럼 극장들의 제살깎아먹기 경쟁이 과열되면 개봉영화들이 상영장소를 찾지 못해 영화산업 전체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며 『배급구조 전체를 재검토할 때가 왔다』고 말했다.<최진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