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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퇴출기업 발표 55社 퇴장­퇴출업체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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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8 퇴출기업 발표 55社 퇴장­퇴출업체 표정

입력
1998.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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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되나…”/‘날벼락’ 충격 임직원들 일손 놓은채 어수선/“그동안 자구노력은…” 허탈/가족·친지 안부전화 빗발/제외된 기업도 앞날 걱정18일 금융감독위가 55개 퇴출대상기업을 발표하자 해당 기업과 그룹사는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대상기업의 사무실에는 이날 하루종일 안부를 묻는 가족과 친지들의 전화가 빗발쳤고 직원들은 아예 일손을 놓은 채 앞날을 걱정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특히 그동안 퇴출을 피하기 위해 계열사 합병 등 필사적인 자구노력을 추진해왔던 기업체 직원들은 『한가닥 희망마저 무산됐다』며 분노와 허탈감을 나타냈다.

최근 국제상사와의 합병과 자산매각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구조조정작업을 펴 온 한일합섬 임직원들은 그룹의 6개 계열사중 주력기업을 포함, 4개나 퇴출대상이 된데 대해 경악을 감추지 못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본사 총무팀 관계자는 『전혀 예상치 못한 충격』이라며 금감위의 선정기준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마산공장 조동규(趙東奎) 노조기획부장은 『노조에서 비상대책위를 구성해 생산직원들의 충격을 무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직원은 『우리 회사는 워낙 인원이 많은데다 고용을 승계할 그룹자체가 와해된 상태여서 대부분이 당장 길거리로 나앉게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대구 달성군 가창면 용계리 대한중석 600여명의 직원들은 경영진의 미온적인 구조조정 노력에 불만을 터뜨렸다. 김득수(金得壽·38) 노조위원장은 『이번 결정이 회사 해외매각 등에 상당한 지장을 줄 것』이라며 『경영진 항의방문 등을 계획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현대리바트 특판부 김명섭(金明燮·39) 과장은 『올해 초 1차부도가 난 상황이어서 충격은 덜하지만 거처를 정하지 못한 직원들의 동요가 심하다』고 착잡해했다. 고려산업개발과 합병절차를 밟고 있는 종로구 현대알루미늄 영업부 한 직원은 『매각대상 부서 직원들의 고용불안이 심각하지만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며 『하청업체 등에서 어음결제 절차 등 문의전화가 폭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구 역삼동의 삼성시계 서울지사에서는 오전부터 간부회의가 잇따라 열렸으며 직원들은 대부분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기획실 김모씨는 『모그룹도 구조조정이 한창이어서 계열사로의 고용승계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인수합병(M&A) 등 상대적으로 유리한 퇴출 절차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 구미시 공단동 동국전자 직원들은 회사가 다소 어려운 줄은 알았으나 그동안 조업도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노사분규도 없이 원만한 경영이 이뤄져 퇴출대상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며 당황해 했다.

한편 증권가와 금융권에서 불안한 업체로 거론되던 D사 S사 N사 등은 퇴출기업 명단에서 제외되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였으나 『이제 시작』이라는 불안감이 지배적이었다. D사 총무팀 관계자는 『금융경색 등 경제여건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최윤필·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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