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아리랑의 「첫사랑」을 본 이들은 하나같이 『우리 학교같다』고 말한다. 재학생이건 졸업한지 십수년 된 어른을 막론하고.「첫사랑」의 뼈대는 어른들의 개입으로 엉망이 된 남녀 고교생의 풋풋한 사랑. 작품의 압권은 남학생이 전학해 간 「명문학교」에 대한 묘사다. 꽉 짜인 비디오수업, 비인간적인 체벌, 편지와 전화검열, 외출단속등 구체적인 사례는 하나같이 과장돼 있지만 관객들은 「학교는 숨막히는 곳」이라고 공감한다.
공연에는 규율을 교묘히 피해가는 학생들이 있다. 수첩 사이에 담배를 숨겨다니고, 들키지 않고 장구를 칠 장소를 찾아낸다. 나이트클럽에 놀러 갔다가 적발된 학생에게 『갔으면 들키지 말아야지』라는 담임선생의 발언이나 모범생에게 「범생이」로 부르며 놀리는 장면등에서 「첫사랑」은 과감한, 그러나 사실적인 묘사를 보여준다. 약 1,000명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방은미씨가 쓰고 연출했다. 7월12일까지 소극장 아리랑. (02)7416069<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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