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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시리즈/서화숙 문화과학부 차장대우(여기자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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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 시리즈/서화숙 문화과학부 차장대우(여기자 칼럼)

입력
1998.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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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그라를 과용한 사람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왜. 온몸이 꼿꼿해져서』 인터넷 수다방에 올라온 농담이다.우리나라 남자들만 정력제에 민감한 줄 알았더니 전세계적으로 부는 비아그라열풍을 보면 「꼿꼿함」에 대한 갈구는 모든 남성들의 보편적인 희망사항이었던 모양이다.

여자들을 만족시키려고 나선 김에 다른 약제도 개발중이라는 농담도 인터넷에 등장했다. 미국인이 쓴 이 내용을 읽어보면 비아그라를 희망하는 공통점만큼이나 전세계의 아내들이 남편한테 갖고 있는 불만도 알 수 있다. 우리말로 옮기면 대충 이렇다. 경상도 사투리처럼 읽으면 실감난다.

봐주그라:이걸 먹으면 아내가 파마를 한다거나 새 옷을 입었을 때 남편들이 즉시 알아채고 기분좋은 말을 해준다.

사주그라:이걸 먹으면 아내가 쇼핑에 열을 올려도 화를 내지 않는다. 오히려 장신구나 새 옷 같은 것을 적극적으로 사주게 된다.

참그라:비아그라와 정반대의 약효를 지닌 것으로 지나치게 밝히는 남편을 위한 약. 클린턴에게도 필요하다는 해설이 붙어 있다.

니보그라:연속극을 보는 아내한테 묻지도 않고 제멋대로 스포츠중계로 TV채널을 돌리던 남편이 이 약을 먹고는 아내의 의견을 꼭꼭 물어온다.

우리나라에만 통용될 만한 ○○그라도 있다.

나가그라:정년퇴직하고 집에 있으면서 계속 아내를 부려먹는 남편용. 별 약속이 없는데도 슬그머니 나가고 싶어진다.

입떼그라:과묵을 업으로 삼는 남편에게 먹이면 아내에게 사분사분 말도 잘 걸고 사랑한다는 표현도 자주 해준다.

앞치마하그라:집안살림에는 손끝 하나 까딱 않던 남편이 이 약을 먹고는 식사가 끝나자마자 상을 치우고 설거지통으로 돌진한다.

물론 여기에 맞서서 남편들이 개발을 의뢰할 약도 있을 것이다. 아침도 안 차려주는 아내에게 밥주그라, 전화통에 1시간 이상 매달리는 아내는 그만끊그라, 요구가 많은 아내를 위해 꿈깨그라등이 될 것이다.

선사(禪師)는 말하리라. 둘 다 마음을 바꾸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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