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이찬진 사장의 좌절/최연진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이찬진 사장의 좌절/최연진 경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6.18 00:00
0 0

「다음은 또 어디가 될 것인가」요즘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는 한글과컴퓨터사의 침몰을 계기로 이같은 반문이 일고 있다. 지금처럼 불법복제가 심하다면 또 다른 소프트웨어업체가 한글과컴퓨터사처럼 중도하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빌 게이츠를 꿈꾸던 이찬진 사장은 자신의 잘못도 있지만 불법복제 때문에 화려한 꿈을 접어야 했다. 이사장은 기자회견장에서 『해마다 50억원의 개발비를 들여 신제품을 개발했지만 불법복제가 워낙 심해 수익성이 좋지않았다』며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던 끝에 결국 사업을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라는 외국의 컨설팅업체가 11일 발표한 「한국경제에 대한 소프트웨어산업의 기여」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의 소프트웨어 불법복제율은 70%에 이른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7,700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돈이 불법복제 때문에 어디론가 날아가는 셈이다. 이같은 풍토에서는 이사장뿐만 아니라 빌 게이츠 회장이 직접 와서 사업을 해도 주저앉을 수밖에 없다. 수준낮은 시장이 이사장의 선택을 몰고간 셈이다.

이 보고서를 만든 데이비드 걸리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이사는 『불법복제율을 미국수준인 27%로만 낮춰도 2만8,237개의 일자리와 1조8,000억원의 세금수입이 더 발생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지적재산권 보호위원회(SPC)의 김정위원장도 『불법복제가 국내의 우수한 소프트웨어업체를 망치고 있다』며 정부의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결국 사용자들이 무심코 행하는 불법복제가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사용자들도 이사장을 탓하기 전에 자신의 컴퓨터에는 불법복제된 소프트웨어가 없는지 한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