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사 찾아온 JP와 환담자민련 박태준(朴泰俊) 총재가 요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김종필(金鍾泌) 총리서리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대통령의 발언등 최근 청와대측의 움직임이 자신의 입지를 약화시키는데 대한 반작용이다.
박총재측은 우선 자신과 「적대적 관계」에 있는 김만제(金滿堤) 전 포철 회장이 한국전력 국제담당 상근고문으로 위촉되자 크게 못마땅한 표정이다. 또 김대통령이 대기업 빅딜발언 파문과 관련, 자신보다는 김중권(金重權) 청와대비서실장을 손들어준 것과 뉴욕에서 「지역연합론」을 언급한데 대해서도 섭섭함을 표시하고있다. 그동안 DJ와 밀월관계를 유지해온 박총재의 이같은 반응은 앞으로 「DJT」 3각관계의 변화를 암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총재의 한 측근은 『박총재와 상극관계인 김만제씨를 대통령의 재가가 필요한 자리에 앉힌 것은 대통령과 박총재의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며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김대통령이 빅딜발언 파문을 일으킨 김중권 실장에 대해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박총재의 처지가 곤란하게 됐다고 보고있다. 박총재는 이와함께 16일 낮 자민련 대구·경북지구당위원장 오찬모임에서도 김대통령의 「지역연합론」을 접했을 때의 불편한 심정을 털어놓았다는 후문이다.
반면 박총재는 17일 마포당사를 두달 보름여만에 찾은 김종필총리서리를 매우 반갑게 맞았다. 김총리서리가 『「서리」 꼬리를 못뗐지만 그래도 친정에 오니까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뒤 『어떤 헌법학자들은 대선단일화 합의문을 헌법처럼 지켜져야 할 약속이라고 해석한다』고 강조, 은근히 「내각제 압력」을 가하자 박총재는 묵시적인 동의를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자민련 당직자들은 『박총재가 국민회의쪽에 지나치게 우호적이라는 비판을 받아들여 노선과 리더십을 재정립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박총재는 16일 국민회의 지방선거당선자 축하대회에서 『후보단일화 당시의 간절하고 겸허했던 마음으로 돌아가 약속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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