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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대통령 경제단체장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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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대통령 경제단체장 대화

입력
1998.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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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회장 “은행 연불수출 인정안해 애로”/“아무리 말해도 안들어 제일 힘든게 은행입니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7일 경제 6단체의 대표 10명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면서 『5대그룹이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개혁과 구조조정을 위해 경제계가 앞장서줄 것을 당부했다.

김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기업에 대해 강한 경고를 했던 것과는 달리 이날은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다』며 시종 부드러운 분위기속에서 간담회를 주재했다.

■김대통령

대통령을 해보니 제일 힘든게 은행입니다. 아무리 말을 해도 안듣습니다. 과거 정부가 인사 등에 관여할 때는 말을 잘 들었다는데 자율성을 주니 역효과가 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다시 간섭을 해선 안되니 빨리 금융구조조정을 해 전력을 다하게 해야 하겠습니다.

■김우중 전경련회장

일본은행은 365일 연불수출을 인정해주는데, 우리 은행은 180일, 90일짜리도 매입해주지 않아 애로가 많습니다.

■박상희 기협중앙회장

대기업을 빨리 전문화해야 합니다. 능력없는 중소기업도 퇴출시켜야 하지만 기업구조조정의 핵심은 대기업이 돼야 합니다.

■김우중 회장

현재 우리는 7,000달러 시대의 기업들인데 선진국과 같은 기준으로 자기자본 비율을 봐선 안됩니다. 우리나라 산업시설에 1조달러가 투자돼 있는데 이 시설을 활용해야 합니다.

■김대통령

우리는 계획경제를 하고있는 게 아닙니다. 정부는 우리 경제를 세계 11번째로 이끈 것이 대기업 공로임을 인정합니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을 불러온 것도 대기업입니다. 나는 확고한 태도로 노동자의 권리를 기업주가 침해하는 것도, 노동자들이 불법파업하는 것도 용납하지 않겠습니다. 우리는 한배를 탔습니다. 노사정이 힘을 합쳐 나라를 살리고 5개항목을 충실히 이행해야 합니다. 기업들이 노력은 하고 있으나 5대기업이 경제를 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IMF를 맞은지 반년이 됐습니다. 국민이 눈에 보고 손에 쥐게 해줘야 합니다. 전경련이 결의를 표시해야 합니다. 과거 독재정권때는 정부가 무슨 말만 하면 지지하고 나서지 않았습니까.

■김우중 회장

언론인들을 만나 정부가 방향을 잘 잡고 노력한다고, 잘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런 것은 보도되지 않고 다른 얘기만 보도됩니다.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가시화될 것입니다. 대통령께서 고생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김대통령

(박상희 회장에게) 중소기업을 위해 은행·정부와 싸우십시오. 중소기업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이 어떤지 알지 않습니까. 마지막으로 부탁컨대 여야간에 법에 의한 정치자금은 줘도 좋으나 법에 없는 자금은 주지 말아야 합니다. 대기업이 경제를 끌고 왔으니 특히 김우중회장께서 잘해주기 바랍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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