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명예총재 출마는 의무” “궁지 빠뜨리려는 책략”한나라당은 16일 조순(趙淳) 총재 주재로 7·21 재·보선 후보선정위 첫 회의를 열었다. 핵심의제는 이회창(李會昌) 명예총재의 종로보선 출마문제. 비당권파인 김윤환(金潤煥) 부총재가 불참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서청원(徐淸源) 사무총장을 이 명예총재에게 보내 출마를 권유키로 했다. 이와관련, 서총장은 『이 명예총재가 끝내 거부하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문제를 이 쯤에서 일단락짓겠지만 향후 재공세를 위한 명분은 쌓겠다는 뜻이다.
■당권파 주장
지방선거에 이어 수도권 재·보선에서도 패배한다면 이 지역 의원들의 연쇄탈당을 촉발해 당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우려가 크다. 따라서 이명예총재는 구당(救黨)적 자세로 종로보선에 출마, 대선 「1,000만표」를 배경으로 수도권의 야당바람을 일으킴으로써 승리의 원동력이 돼야 한다. 개인으로서 적잖은 위험부담을 안아야 하지만 지역선거에서 국민의 직접 심판을 받아 재기하는 것이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 이 명예총재가 이같은 「의무」를 끝내 외면한다면, 선거패배시 그 책임을 상당부분 떠안아야 할 것이다. 8월 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하겠다는 사람이 당원의 도리를 다 하지 않으면서 대의원들의 지지를 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비당권파 반박
대선에 출마했던 이명예총재가 불과 7개월여만에 총선도 아닌, 보궐선거에 나선다면 국민의 호응을 받을 수 없다. 대선에서 1,000만표의 지지를 얻은 사람으로서 국민과 당에 기여하는 길은 조속한 원내진출이 아니라 새로운 정치세력 형성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큰 정치」를 하는 것이다. 이 명예총재가 종로에 출마할 경우 여권의 파상적인 음해와 금권·관권선거로 선거결과에 관계없이 심각한 정치적 상처를 입을 것이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당권파의 출마압력은 보선을 통해 경쟁자를 궁지에 빠뜨리려는 책략의 성격이 짙다. 조순 총재가 종로를 그토록 중시한다면 최각규(崔珏圭) 강원지사가 기득권을 갖고 있는 강릉을 재선거에 나설 것이 아니라 서울시장선거의 경험을 살려 직접 종로에 출마하는 게 마땅하다.<유성식·김성호 기자>유성식·김성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