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왜 더딘지 장관이 반성하라”/외교안보팀엔 “잘하고 있다” 칭찬『장관들이 과연 국정을 제대로 다룬다고 국민과 세계가 생각 하겠는가』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16일 국무회의에서 각 부처 장관 및 국무위원에 대해 전례 없이 강한 독려와 질책을 가했다. 관료조직을 장악하지 못한 장관, 업무숙지도가 낮은 장관에 대해 누적된 불만이 일시에 분출하는 모습이었다. 김대통령이 시종 강조한 것은 장관들의 리더십이었다. 총체적 개혁 추진에 앞서 장관들을 통해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을 강화 하겠다는 의지가 읽혀진다. 또 김대통령의 발언에는 취임 100일을 지난 시점에서 각료·기관장의 「견습기간」이 끝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김대통령은 『개혁이 왜 더딘지 장관들이 반성하고 생각해 봐야 한다』며 『개각을 생각한 바 없으나, 여론이 「어느 장관은 안되겠다」고 하면 어쩔 수 없다』며 문책인사도 불사할 것임을 경고 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부처별로 시정 사항을 일일이 지적, 그동안 업무에 대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금융감독위는 『은행에 대한 장악력이 부족하다』며 『처음 구조조정안을 갖고 왔는데, 어떻게 그런 안을 만들 수 있는가. (퇴출 부실기업이)어디서 듣지도 못한 이름들 뿐이었다』는 직설적인 질책을 들었다. 국무조정실의 경우 『규제 해제를 2개월 전에 지시했는데 진전이 없고 보고도 없다』는 지적을 받았고, 재경부에 대해서도 『금융기관·기업에 리더십을 확고히 발휘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국세청에 대해서는 불로소득 과세문제와 관련, 『국민은 정부가 뭐하느냐고 원망하고 있다』고 다그쳤고, 국방부는 『일개 원사가 몇십억원씩 뇌물을 받는다는게 「말이 되느냐」』며 병무비리 1차 수사결과를 비난했다. 김대통령은 특히 공기업 구조조정이 장관들의 이해대립으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점을 들어 부처 이기주의를 버릴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외교안보팀은 방미성과등에 대해 『차질없이 잘 하고 있다』는 칭찬을 들어 눈길을 끌었다. 김대통령은 다음주부터 다시 부처별 업무보고를 받고 3개월전 지시사항이 이행되고 있는지를 점검한다고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전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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