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철 납치미수 의문점김씨 여러차례 진술 번복.공범들 가담이유 불명확.“대선과 연계” 일반적 관측김현철(金賢哲)씨 납치미수 사건은 「정치권 주변에서 맴돌던 사람의 왜곡된 복수극」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이 사건의 주범 오순열(吳順烈·54)씨는 87년과 92년 두차례 대선과정에 「투자」한 자본에 대한 보상을 얻지 못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최보정(崔補正·33)씨는 범행 불과 이틀전인 13일 오씨를 처음 만난 뒤 일당 4만원과 취업을 약속받고 선뜻 범행에 가담해 김씨 운전사 연제광(延濟廣)씨를 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씨는 YS 등 유력인사들과 찍은 사진을 내보이며 「신분」을 과시했고 선거판에서 잔뼈가 굵은 그의 감언이설에 공범들이 현혹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오씨 등의 범행동기를 살펴볼 때 이 사건은 우리나라 선거문화와 권력주변을 맴도는 인물들의 뒷모습을 가늠할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다.
하지만 오씨의 범행 동기와 공범 규합과정, 김씨와 오씨와의 관계 등에는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있다.
경찰조사에서 오씨는 『집과 가게를 처분한 돈 1억8,000만원을 92년 대선기간중 선거와 관련된 활동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오씨의 진술은 전재산이나 다름없는 거액을 아무런 약속도 없이 선거에 쏟아붓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특히 김씨가 오씨에 대해 처음에는 『잘모르는 사람』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비서를 통해 2,3차례 만났다』고 번복하는 등 진술이 갈팡질팡해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고 있다.
경찰은 또 오씨가 인천 등지의 다방에서 알게된 이기본(李起本·검거)씨 등 공범 4명에게 김씨로부터 3억원을 뜯어내 나눠 주겠다고 설득, 범행에 가담시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오씨가 김씨를 협박할 만한 문서나 물증을 제시하지 않았는데도 순순히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전직 경찰인 이씨와 건축업을 하는 임원태(40)씨 등이 금전적 이유만으로 전직 대통령의 아들을 납치하려 했을까. 오씨의 범행 이면에 돈이외의 「무엇」이 계산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사건의 뿌리는 오씨와 김씨의 대선 함수관계에 닿아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이상연 기자>이상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