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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우 재계 先導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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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대우 재계 先導다툼

입력
1998.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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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호조·조선 활황세로 초반싸움 대우가 유리/현대 鄭 회장 방북통해 경협으로 반격나서재계 선도그룹의 위상을 놓고 현대 대우의 기(氣)싸움이 팽팽하다. 신정부 출범이래 빅4의 분위기가 「현대 대우 2강, 삼성 LG 2약」으로 흐르는 가운데 2강끼리의 한판승부가 치열해 지고 있다.

전반적인 재계 분위기가 재벌구조조정과 불황으로 침체된 상태지만 현대와 대우의 선두다툼은 그룹총수의 행보에서부터 외자유치실적, 주력사의 매출로까지 전장(戰場)을 확대하는 추세다. 문민정부에서 삼성그룹이 맡았던 재계 선도그룹의 지위를 놓고 현대와 대우의 자존심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초반싸움은 현대에 대우가 도전하는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대우는 계열사 실적을 통해 선두 현대를 압박하고 있다. 대우는 최근 자동차내수 수출규모 조선수주 등에서 만년 2등의 이미지를 털고 수위로 올라섰다. 승용차등록대수에서는 4월에 이어 5월에도 현대를 제쳐 자동차산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선두로 올라서는 감격을 맛보았고, 수출에서도 4, 5월 연달아 기존의 1, 2위 업체인 삼성과 현대를 눌렀다. 최근 활황세를 보이고있는 조선에서도 대우중공업은 수주액에서 현대를 앞지렀다.

재계의 현안인 외자유치에서도 대우는 그동안 해외사업의 경험과 성과를 토대로 앞서는 분위기다. 수십억달러 규모의 GM과의 합작은 물론 인도 발전사업, 카자흐 통신사업 등 해외지분매각에서도 성과를 올렸다.

현대측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현대는 자동차의 경우 계열사 직원 판매를 통해 실적을 쌓았고, 조선도 선가를 10%씩 깎아 수주를 하고 있으며, 수출도 금중개 무역으로 실적을 부풀린다는 주장으로 대우의 약진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계열사 사장들은 6월중 반전을 지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급하다는 것이다. 현대는 자동차부문에서 마르샤 할인판매 등을 내세워 6월 역전을 노리고 있고, 대형 컨테이너선 한척으로 수주액이 좌우되는 조선부문에서도 대우의 기세를 꺾을 움직임이다.

현대의 본격적인 공세는 대우의 전공이었던 남북경협쪽에서 시작됐다. 현대는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의 방북을 통해 일거에 그동안 대우가 앞장서온 대북사업의 진도를 따라잡을 태세다. 현대는 금강산개발 원산수리조선소 등 89년 정명예회장 방북 이후 묵혀두었던 경협사업을 재개하는 것은 물론 소떼방북이라는 특이한 이벤트로 경협의 새장을 열었다. 신정권 출범 이후 첫 총수방북 그리고 민간인으로는 처음으로 판문점을 통한 방북 등 엄청난 의미들이 곁들여지면서 국내외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남북경협사업 1호인 남포공단과 김우중(金宇中) 회장의 방북 등으로 분위기를 주도해 온 대우로서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 아닐수 없다.

재계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재계 분위기가 침체한 가운데 현대와 대우의 기세싸움은 각 부문에서 치열해지고 있다』며 『하지만 기아자동차 인수를 놓고 양측이 제휴 움직임을 보이는 등 상호 협조의 분위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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