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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의 格/송대수 베이징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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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의 格/송대수 베이징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8.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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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임 주한 대사로 국장급인 현직 주일 공사를 내정해 아그레망을 신청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우리 정부는 지금까지 거의 장관급을 주중대사로 보냈다. 중국이 북한에 보내는 대사의 급도 부부장(차관)급이다. 한·중 관계나 중국의 남북한 관계 어느모로 보나 격(格)이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우다웨이(武大偉) 주일 중국공사의 주한 대사 부임설은 지난해부터 베이징(北京) 외교가에 나돌았다. 그동안 한국정부는 직·간접으로 武씨가 일본공사에서 직접 한국에 부임하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으니 재고해 달라는 의사를 중국 정부에 완곡하게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武씨를 외교부 본부대사로 발령을 냈다가 한국대사로 부임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뜻을 굽히지 않고 그들의 뜻대로 밀고 나갔다.

92년 한·중 수교 후 중국 외교부 아주국 부국장이었던 장팅옌(張庭延) 초임대사 부임시에도 같은 문제가 돌출됐었다. 당시 중국측은 장대사가 부국장급이지만 베이징대 조선어학과를 나와 한국어를 잘하고 북한 근무경력이 많다는 점을 들어 뜻을 관철했다. 그러나 이번 武씨의 경우 알려진 바로는 한국어도 제대로 모르고 북한 근무 경력도 없다. 그가 한중 수교시 막후 역할을 했다고는 하지만 또 같은 급을 주한대사로 보내는 중국의 태도는 전임자 관례를 따른 것인 지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최근 한국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변화된 태도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과거 주중 한국대사들은 중국외교부 부부장이 외교채널이고 파트너였다. 그런데 최근들어 부장조리(차관보)가 전면에 나서 한국대사를 상대하려 든다. 한국 외교에도 문제가 있다. 의전이 격과 관례에 맞지 않으면 수준에 맞춰 대응해야 한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현안의 해결도 중요하지만 먼 앞날을 염두에 두고 처신해야 할 것이다.

국가간 외교는 격에 맞고 의례가 정중해야 양국간 친선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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