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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우리도 한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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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코리아(우리도 한국기업)

입력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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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열티 없이 수출액 3% 커미션 받아/“本社 소재지 아닌 원산지로” 국산품논쟁 성공/6년간 1조6천억 수출 정부서 산업포장 수상/윤윤수 사장,이익 국내 재투자 ‘국수적’ 경영휠라코리아는 지난해 연말 국산품 논쟁을 불러일으키면서 무모함에 가까운 용기를 보여주었다. 「국내상표만 붙이면 국산입니까」 휠라코리아는 주요 일간지 광고를 통해 국산품에 대한 일반적 통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이후 국산품 애용운동이 소비자들의 관심은 물론 마켓팅 활동의 핵심으로 떠오른 뒤 그 기세를 거스를 수 없는 분위기였다.

휠라의 주장은 「국내에 본사가 있으면 국산」이라는 도식적인 편가르기는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었다. 비난의 표적이었던 외제 브랜드들이 하나 둘씩 국내시장 철수를 고려할 즈음 휠라의 역공은 얼핏 무모해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6개월동안 상황은 바뀌었다. 수출과 외자유치가 국난극복을 위한 최대과제로 떠올랐고, 지분투자 혹은 인수·합병을 통해 외국기업들의 움직임은 매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원산지표시를 통해 국내산 외국상표는 국산품으로 인정하겠다는 일반인들의 유권해석이 도출됐다.휠라가 제기한 통념에 대한 작은 반란이 이제 대세로 받아 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국산논쟁의 배경은 휠라코리아를 들여다 보면 쉽게 납득할 수 있다. 우선 철저한 수출기업이라는 점이다. 91년 설립된 휠라코리아는 6년간 1조6,000억원어치의 신발을 수출했고 정부로부터 산업포장(92년)을 받았다. 현재 휠라그룹이 전세계 33개 자회사에 공급하는 신발물량의 65%를 수출하고 있다.

로열티를 지불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룹에서 커미션을 받는 특이한 시스템도 유의할 대목이다. 휠라코리아는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이 매출의 7∼8%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본사에 지불하는데 반해 총수출액의 3%를 커미션으로 받고 있다. 신발비즈니스는 휠라코리아가 본산이기 때문이다.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큰 지사」 「전체 신발 생산량의 65% 충당」 「제품기획의 97% 독자수행」 이같은 휠라코리아의 화려한 현주소는 대부분 윤윤수(尹潤洙) 사장의 몫이다. 23년 속옷회사로 시작한 이탈리아의 휠라는 78년 스포츠웨어 그리고 80년대 신발로 사업부문을 확장하면서 비로소 세계적 브랜드로 골격을 갖추게 됐다. 화승의 미주지사장이었던 윤사장은 83년 휠라에 운동화를 납품하면서 인연을 맺었고, 미국시장의 성공을 계기로 신발부문의 대부로 떠올랐다. 91년 본사의 권유로 휠라코리아를 설립한 윤사장은 수출과 내수 두 부문에서 모두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일구어 냈다. 97년 수출 2억2,000만달러, 1,4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불황인 올해에도 구조조정을 통한 슬림화에도 불구하고 매출목표를 1,600억원으로 늘려잡고 있다.

『혼자만 살겠다는 배타적 국수주의나 민족적 자본주의는 더이상 애국심이 아닙니다. 외국기업의 투자는 우리가 고용창출 원자재활용 기술이전으로, 외국기업은 철저한 돈벌이로 서로 윈·윈게임의 요건이 성립해야 합니다』

그러나 윤사장의 실제 경영은 자신의 말보다 훨씬 「국수적」이다. 국내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대부분 국내에 재투자했고, 값싼 중국산보다는 철저하게 한국산을 고집하기 때문이다. 휠라는 23일 엔리코 후레쉬 그룹회장의 방한에 앞서 12일 이탈리아의 크레디토 이탈리아노 아일랜드은행에서 1,000만달러의 외자를 도입했다. 그룹 보증으로 리보(런던은행간 금리)+ 0.7%의 획기적 조건으로 도입되는 외자는 세계최대의 신발연구개발센터와 신발전용물류센터(양산) 그리고 그동안 셋방살이를 청산할 사옥건립(서울 서초동)에 사용될 계획이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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