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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대통령 “정치얘기는 다음에…”/청와대 대화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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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대통령 “정치얘기는 다음에…”/청와대 대화록

입력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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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순 총재 “경제 협력… 인위적 정계개편 없어야”/이만섭 총재 “지역연합보다 국가 대연합 바람직”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5일낮 윤관 대법원장 김용준(金容俊)헌법재판소장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 및 여야 4당대표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하며 방미성과를 설명하고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김대통령

성원덕분에 미국방문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감사말씀을 드립니다. (이후 방미결과요약 자료를 배포하고 30분간 설명)

■박태준(朴泰俊)자민련총재

미국에선 일본의 엔저(円低)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김대통령

엔저가 우리나라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일본이 아시아 경제를 도와야하는 입장인데도 부담이 되고 있고, 그 영향으로 중국의 위안(元)화까지 절하되면 우리 경제에 크게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우리 외환보유고가 360억달러이고 앞으로 100억달러가 더 들어올 예정이나 문제는 매우 심각합니다. 미국이나 일본이 해결을 위해 무릎을 맞대고 적극 노력해야 합니다.

■박태준 총재

30억달러를 빨리 들여와야 하겠습니다.

■김대통령

정계에 계신분들도 일본 지도자들을 만나 얘기해 주셨으면 합니다.

■김총리서리

미국도 설득하기 위해선 여야 지도자들을 함께 보내는 게 좋겠습니다.

■조순(趙淳)한나라당 총재

우리당에도 좋은 분들이 많으니 함께 보내지요.

■이만섭(李萬燮)국민신당총재

김대통령의 방미성과는 참으로 큰데 그 결실이 국내에서 맺어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국정개혁, 특히 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 정치가 경제위기 극복의 걸림돌이 돼선 안됩니다. 의원수도 줄이고, 선거제도도 영남이나 호남에서 다른 당도 당선되게 바꿔야 합니다. 인위적인 지역연합보다는 국가대연합이 바람직합니다.

이번 방미에서 대북문제가 한치도 차질없게 잘 처리됐다면 이제 나라를 구해야 합니다. 당보다 나라를 생각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선 국난극복을 위해서나 통일을 전제로 해서나 국가대연합을 구상해 주십시오. 구체적인 방안은 별도로 말씀드릴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조순 총재

방미성과가 국내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날 수 있게 우리당도 여야없이 총력을 기울여 협력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쟁중지를 통해 국력낭비가 없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도 경제문제에 전폭적으로 힘을 모아줄 것을 생각중입니다. 진언하고 싶은 것은 인위적인 정계개편이 없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우리당에서 몇사람이 간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인위적 개편이 없었으면 합니다. 저희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대승적 견지에서 선거기간에 있었던 고소 고발사건을 서로 취하했으면 합니다. 또 영수회담을 하면 서로 건설적인 얘기가 나올 것이니 자주 대화를 하면 감사하겠습니다.

■김대통령

오늘은 사법부에서도 오셨으니 두 총재 말씀은 참고로 듣고, 국내에서 방미성과를 살리는 데 함께 노력하자는 것과, 엔저 등의 영향에 대한 대처에 함께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미일 등에 초당적인 사절단을 보낸다는 데 합의한 것으로 하는 게 어떻습니까.(참석자들 모두 동의표시) 정치문제는 별도로 얘기할 수 있는 기회로…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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