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만들라” 주문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제적인 컨설팅업체인 보스턴 컨설팅그룹(BCG)에 용역의뢰한 「기업구조조정 및 지배구조 개선」 보고서가 우리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졸작」이어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비싼 값을 치뤘지만 재계 입맛에만 맞게 작성돼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김우중(金宇中) 차기회장은 12일 경주호텔에서 열린 보고서 발표회에서 별다른 코멘트는 안했다. 그는 BCG관계자들이 퇴장한 후 열린 토론회에서 『보완해야할 부분이 많다』며 『한국경제가 위기를 돌파하는데 도움이 되는 보고서를 다시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전경련은 당초 업종전문화와 선진국 수준의 재무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요구하는 정부의 재벌정책과 관련, 현실적인 대안 마련을 위해 BCG그룹에 용역을 부탁했다. 외국컨설팅기관의 권위를 빌려 재벌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려 했으나 생각대로 되지 않은 것이다.
전경련의 이같은 불만은 BCG의 용역보고서가 한국경제현실을 감안하지 않은채 외국기업의 사례를 갖다놓고 분석한 데다, 자료의 객관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경영성과가 업종다각화와는 상관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금융시스템 등이 정상적인 미국 유럽 아시아 호주의 250개 복합그룹에 대한 정태적인 조사를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비싼 외화를 주고 외국컨설팅업체에 용역을 맡기려면 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모니터를 꾸준히 해야 한다』며 『졸작으로 끝난 BCG의 보고서는 모니터과정을 소홀히 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스스로 평가했다.<이의춘 기자>이의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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