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미술계에도 달러 파워는 유효하다.유럽 미술의 전통이 깊은 스위스 바젤에서 미국의 팝아트 전시가 줄을 잇고 있다. 자국경제의 장기호황에 힘입어 미국 콜렉터들이 활발히 미술품 수집을 시작했고 덩달아 미국미술에 대한 관심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더욱이 지적 침체에 빠진 유럽화단이 팝아트의 대중성에 주목, 당분간 팝아트의 인기는 식지 않을 것이란 게 평론가들의 분석이다.
엄청난 양의 고전 및 인상파작품 콜렉션으로 유명한 바젤의 쿤스트뮤지엄에서 7월19일까지 열리고 있는 앤디 워홀(1928∼1987)전은 1942년부터 87년 사이의 작품 230여점을 전시, 미술을 대중 곁으로 끌어들인 앤디 워홀의 작품세계를 상세히 조명하고 있다. 펜으로 그린 정물(50년대), 캠벨 수프 드로잉(60년대), 캠벨 수프 세리그라프(68년)등을 통해 초기의 간결한 선이 실크스크린 작업으로 변모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피카소 이후의 드로잉」(85년), 「최후의 만찬」(86년)은 미국의 팝아트가 유럽 고전을 패러디 할 정도로 기세가 등등해졌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9월27일까지 파운데이션 바이엘러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작가 로이 리히텐슈타인(1923∼1997)의 회고전은 표현주의에 반발해 일어난 미국 팝아트의 흐름을 보여준다. 전쟁광 미국을 풍자하고 냉장식품을 데워 먹는 미국 중산층문화를 냉소적인 시각에서 작품소재로 삼은 리히텐슈타인은 피카소의 작품을 패러디한 「Dr. Waldman」(79년)등의 작품으로 유럽미술에 대항했다. 지난해 9월 사망한 리히텐슈타인을 기리는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그를 발굴한 콜렉터 바이엘러가 각별한 애정을 갖고 기획했다.<바젤(스위스)=박은주 기자>바젤(스위스)=박은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