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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車속 몸싸움끝 탈출/김현철씨 납치미수 이모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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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철씨 車속 몸싸움끝 탈출/김현철씨 납치미수 이모저모

입력
1998.06.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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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등산길 경찰복차림 40代 차세워 범인들 김씨車 탈취… 운전사 따로 끌고가 버려진 차안 가스총·다이너마이트 발견/주범吳씨 “2억5,000만원지원” 보상없자 범행/집근처 다방서 나오다 검거돼… 공범4명 추적15일 발생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차남 현철(賢哲·39)씨 납치기도사건은 92년 당시 통일민주당 당원이었던 오순열(吳順烈·54·인천 남구 주안1동)씨가 주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씨는 92년 김씨에게 2억5,000만원을 지원했으나 이후 혜택이 없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날 밤 인천 남구 도화동에서 잠복중 모 다방에서 나오는 오씨를 검거, 밤샘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오씨를 16일중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예정이다. 경찰은 또 공범으로 밝혀진 김모씨 등 4명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납치

이날 오전9시30분께 김씨는 베이지색 바지와 등산화 차림으로 서울30라 9136호 검은 색 쏘나타Ⅲ승용차로 북한산 등산에 나섰다. 김씨는 매일 같은 시간에 집을 나서 북한산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승가사쪽으로 등산해왔다. 10분쯤 뒤 구기파출소 인근 삼거리에 김씨의 승용차가 도착할 때 경찰관 복장의 40대 남자가 차를 세운 뒤 운전사 연제광(延濟廣·44)씨에게 『당신은 수배중이니 같이 가서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하차시켜 20m떨어진 주차장으로 데리고 갔다. 이때 오씨 등 2명이 김씨 차 오른쪽 뒷문과 운전석으로 각각 올라탄 뒤 차를 몰아 U턴해 내려와 구기터널쪽으로 김씨를 납치했다. 연씨는 경찰복차림의 남자 등 공범 3명에 이끌려 수갑이 채워진채 범인들이 타고온 쏘나타Ⅱ차량에 태워져 일산방면으로 납치됐다.

■탈출

납치된 김씨는 구기터널 방향으로 차를 몰던 범인들에게 『당신들 누구냐, 왜 이러느냐』고 항의하자 옆자리에 탔던 오씨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나 몰라요, 오순열이오』라고 대답, 거칠게 몸싸움을 벌였다. 김씨가 등산화 발로 운전석을 걷어차고 비명을 지르는 등 저항하자 운전석에 있던 공범은 구기터널을 통과한 직후 차를 세웠다. 이때 김씨는 오씨를 밀치고 차에서 뛰쳐나와 중앙선을 건너 탈출에 성공했다. 김씨는 바로 택시로 귀가해 경찰에 신고했다. 오씨 등은 추격을 포기하고 300여m전방인 불광동 국립환경연구원 앞에 차를 버려둔 채 도주했다.

한편 연씨는 자유로를 통해 일산방면으로 끌려갔으나 오씨로부터 김씨 납치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휴대폰으로 전해들은 공범들이 일산신도시 인근에서 풀어줬다. 연씨는 『경찰관복장을 한 범인이 「사실은 경찰관이 아니다」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수사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대에 의해 인천에서 검거된 오씨는 『87년과 92년 김씨에게 대선자금을 지원하는 등 당선을 위해 열심히 일했으나 최근 편지와 전화를 해도 김씨가 만나주지도 않아 이야기나 해보려고 했을 뿐』이라며 납치의도를 강력히 부인했다.

경찰은 오씨가 92년 대선 당시 집 등을 처분, 김씨에게 제공한 2억5,00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납치를 기도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조사결과 오씨는 4월 인천의 한 총포상에서 5연발 가스총(총번 98037397)을 구입하고 길이 17㎝ 직경 2㎝크기의 다이너마이트 4개짜리 두묶음와 녹음기, 전기충격기를 준비하는 등 철저한 사전준비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이상연·손석민 기자>

■현철씨측 반응/YS측 “吳씨 質안좋아” 불쾌반응속 우려의 빛

김전대통령측은 이날 오씨에 대해 『뚜렷하게 할 일도 없이 정치권 주변을 맴돌던 질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김전대통령은 소식을 듣고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무척 우려하는 빛을 보였다고 한 측근이 전했다.

이 측근은 또 『오씨는 김전대통령 재임기간 청와대로 유서를 여러 차례 보내며 자기 처지를 하소연한 적이 있다』며 『오씨가 선거운동 자금으로 가산을 탕진했다는 주장은 말도 안되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현철씨도 경찰의 방문조사에서 『87년 비서를 통해 오씨를 2, 3차례 만났으나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주범 오순열씨 일문일답/“현철씨 면담요청 계속 거절 직접만나 도움얻으려 했다”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오순열씨는 16일 새벽 기자들과 서면인터뷰를 갖고 범행동기 을 밝혔으나 납치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범행동기는 무엇인가

『87년과 92년 대선때 김현철씨를 물심양면으로 도왔으나 선거뒤 면담요청을 계속 거절해 차량을 이용해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고 도움을 얻으려했다. 납치의도는 추호도 없었다』

­범행제안은 누가했나

『내가 제안해 15일 오전7시께 인천의 B여관에서 김원택씨 등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 만나 쏘나타차량으로 구기동으로 직행했다』

­범행방법은 어떻게 이뤄졌나

『김현철의 운전사 연제광씨가 상대적으로 젊어 동행한 3명이 맡았고 나는 함께 간 김진구와 김씨를 데리고 갔다』

­다이너마이트 등 장비는 어디서 구했나

『다이너마이트는 일행중 김원택이 가져왔다. 전기충격기와 가스총은 내가 준비했다』 <손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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